태그 : AK100
2013/01/04   아스텔앤컨 사용기 #4 - 이어폰과 헤드폰 매칭 [7]
2012/12/28   아스텔앤컨 AK100 사용기 #3 : 음원과 음질 [7]
2012/12/24   아스텔앤컨 AK100 사용기 #2 : UI와 스펙 [3]
2012/12/17   아스텔앤컨 AK100 사용기 #1 : 디자인과 구성품 [4]
아스텔앤컨 사용기 #4 - 이어폰과 헤드폰 매칭
드디어 아이리버 아스텔앤컨 AK100의 마지막 리뷰다. 이번 리뷰는 여러 이어폰 및 헤드폰과 AK100 매칭에 관련된 내용. 지난 리뷰의 마지막 부분에도 언급했지만, AK100이 들려주는 소리는 대단히 공정하며, 이런 설정을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이는 주로 재생하는 음원과 관계가 있겠다. 기존 MP3 파일을 재생하는 기기들은 16bit 44.1kHz 음원이 손실압축되며 생기는 단점 - 인간의 귀가 구분하지 못하는 소리들을 빼버렸기 때문에 자연스럽지 못한 - 을 극복하기 위한 각 음역대의 튜닝이 필수다. 사실 이런 음튜닝의 과정은 소스기기는 물론, 이어폰이나 헤드폰에도 해당된다. 당연히 AK100도 이런 튜닝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열화된 음질의 극복이 아니라 각 대역의 소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기 위함일 것이다. 24bit 192kHz 음원은 열화를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AK100은 휴대용 음향기기지만, 스튜디오에서 제작된 24bit 192kHz 음원을 그대로 재생해 제작자의 의도 그대로를 청취자에게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제품이니, 공정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이 온당하다.

사실 '공정하게'라는 표현이 조금 생뚱맞을 수 있겠다. 이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보자면 많은 리뷰어들이 쓰고 있는 '모니터 성향'이란 이야기와도 통하는 부분이 있다. 사실 모니터를 위한 제품의 성향은 감상자용 제품의 그것과는 분명 다르다. 음악 작업에서의 모니터링이란 소리의 잘잘못을 잡아내는 과정이기에 의도하지 않은 노이즈가 들어 가지는 않았는지, 각 음역대의 소리 자체는 어떤지가 중요하다. 그래서 모니터용 기기들은 감상용 기기들과는 전혀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한마디로 차갑고 건조한 음색이며, 각 대역의 음들이 조화를 이루기보다 앞으로 튀어 나와 있고 게다가 (귀에 들리지 않을지라도) 재생대역은 일반적인 20~20,000Hz보다 훨씬 넓은 경우도 많다. 실제로 이런 기기들로 음악을 들어보면 참으로 볼품없고 밋밋한 소리가 난다(모니터용 헤드폰의 소리가 궁금하다면, 소니의 MDR-7506 혹은 7509의 소리를 들어보시길. 인터넷 최저가로 14만원대다). 하지만 AK100은 절묘하게 모니터 성향과 감상자 성향의 제품들 사이에 위치한다. 절묘한 튜닝이다. AK100은 기기 자체로는 살짝 모니터 성향을 보여주지만, 사용자가 선택한 이어폰에 따라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이미 많은 리뷰들의 이야기처럼 사용하는 이어폰에 따라 AK100은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매칭에 대한 이야기. 청음에 사용된 이어폰은 전문가용 제품과 청취용 제품의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성공한 젠하이저의 ie8, AKG의 K701을 퀸시존스 스타일로 튜닝한 스페셜 에디션 격의 Q701, 따뜻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정평이 나있는 베이어 다이나믹의 DT880, 고음 해상도에 치중했기에 장시간 청취시 귀가 피곤하다고 알려진 뱅앤올룹슨의 A8이다.


1. AK100 + 젠하이저 ie8

첫번째로 ie8을 선택한 이유는 AK100과 비슷한 성향을 가졌기에 서로 궁합이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에서다. ie8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모니터와 일반 감상 모두를 염두에 두고 만든 물건이다. ie8은 저음의 양을 5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데, 최저로 해도 저음이 꽤 많은 편. 이런 설정은 무대 위에서 사용되는 것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무대 위는 다양한 소리들이 부유한다. 고음과 중음은 특성상 스피커에서 나오면 관객 쪽으로 달려가지만 저음은 반대로 무대 위에서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머물게 된다 - 가정용 5.1채널 스피커 시스템에서 저역을 담당하는 서브우퍼는 위치에 따라 소리변화가 거의 없는 것과 비슷하다 - 그렇기에 무대 위 상황에 따라 저음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설정과 함께 기본 설정 자체도 저음이 많은 성향이라는 것은 프로용 제품이란 이야기다. 그래야 무대 위에 부유하는 저음 속에서도 모니터의 저음을 잘 들을 수 있으니까. ie8의 일반적 소리 특성은 엄청난 해상력으로 심벌의 잔향 재생을 끝까지 틀어 쥐는 스타일은 아니며, BA(밸런스드 아마추어) 방식에 비해 중음이 묻히기 쉬운 다이내믹 드라이버지만 보컬을 비롯한 중음역대도 충분히 풍성하다.

AK100과 ie8의 조합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껏 ie8을 사용하면서 경험하지 못한 넓은 소리 재생 공간. 콘서트홀 같은 넓은 공간에 순서대로 악기를 배치해 놓은 느낌이다. 역시 무대 위에 올라가는 뮤지션을 위한 음향적 튜닝이 빛을 발한다. 저음은 공간상에 부유하게 해놓고, 중음역의 소리들을 고르게 펼쳐 놓았다. 그리고 고음은 살짝 위에 매달아 놓은것만 같다. 분명 스튜디오에서 녹음된 음원이지만 마치 라이브에서 감상하는 듯한 생동감이 대단히 인상적이다. (실력이 안되는) 많은 음향 메이커들이 원음, 생동감 등의 단어를 마구잡이로 써왔는데, 그것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것만 같다.


2. AK100 + AKG Q701

Q701은 AKG의 플래그십 라인인 K701을 퀸시 존스의 의도대로 튜닝을 살짝 달리한 제품. 오픈형이기에 청취 시 주변 사람들 모두 내가 어떤 곡을 감상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이걸 불편함으로 꼽는 사람도 있는데, 이 제품은 원래가 음악으로 밥벌어 먹는 사람이 스튜디오에서 듣는 것을 가정하고 만든 제품이니 단점이 아니다. 또한 프로듀서가 주업이며 작곡까지 해내는 퀸시 존스답게 모니터 성향의 소리와 일반 청취자가 좋아하는 소리를 잘 버무렸다. 이에 더해 사용자가 원하는 케이블을 사용할 수 있도록 위 이미지 속의 형광색 케이블이 분리된다. 하이엔드 오디오처럼 이 케이블에 따라 소리는 상당히 달라지는데, 청취에서는 별도의 케이블 교체 없이 순정케이블(?)을 그대로 사용했다.

이 조합은 조금 더 모니터 성향에 가까워지는 듯하다. ie8와 마찬가지로 공간에서 각 음역대를 구분해 듣기 좋도록 좌우로 넓은 공간을 상정하고 곳곳에 소리를 펼쳐 널어 놓은 느낌. 음공간이 ie8보다 훨씬 넓어 각 대역의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을 정도다. 반면 이런 설정은 자칫 중저음의 존재감이 부족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AK100과의 조합은 이를 잘 피해갔다. 한마디로 소리의 배치는 모니터용 제품의 그것이지만, 단단함을 살짝 풀어 놓아 맑고 청아하게 들리며 이는 모든 곡의 느낌에 영향을 미친다. 어떤 곡이든 상당히 밝은 느낌으로 재생된다. 그동안 퀸시 존스가 만들고 프로듀싱한 음악의 성향들하고 비슷했다. 절묘한 튜닝에 훌륭한 재생실력이다.


3. AK100 + Beyerdynamic DT880

사실 DT880은 한때 적당한 가격대를 가진 레퍼런스 헤드폰으로 각광 받았다. 청취에 사용된 제품은 사진처럼 신형 아닌 구형이며 세미 오픈형이기 때문에 소리도 조금씩 샌다. 어쩌면 다른 사람에게는 듣보잡 브랜드일 수도 있지만, 좀 아는 사람에게 베이어다이나믹은 훌륭한 회사다. 지금 우리가 쓰고 다니는 헤드폰을 처음 만든 회사가 이들이다. 게다가 이들의 첫 제품인 DT48은 1937년 처음 등장한 이후 디자인이 좀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그때 그 설계로 생산중이며 모니터 헤드폰으로 사랑받고 있다(국내서는 잘 안쓰이긴 하지만).

청음에 사용된 모델은 임피던스 250옴이 아닌 32옴 제품. 앞서 두 제품에 비해 소리가 나오는 공간은 좁은 편이다. 어쩌면 세로로 긴 공간일 수도 있겠다. 이 공간의 가장 바깥에 중음, 안쪽에 고음과 저음을 오밀조밀 하고 소박하게 펼쳐 놓는다. 하지만 소리의 박력은 DT880 쪽이 Q701에 비해 훨씬 좋았다. 다른 소스기기와 DT880의 매칭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박력이며, 16bit 44.1kHz 음원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최초로 헤드폰을 만든 회사인 만큼 자신 있게 소리를 내지르는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는 부드러운 소리로 시원시원하게 들려준다.


4. AK100 + Bang & Olufsen A8

아마 여러 제조사의 이어폰 중 A8 만큼 평가에서 심한 양극화를 보여주는 제품이 또 있을까? 누구는 디자인 빼면 시체라 하고, 다른 쪽에서는 극강의 고음 해상력을 가진 제품이라 한다. 또한 제대로 착용하지 않으면 허망한 소리를 들려주는 까탈스러운 제품이기도 하다. 24bit 192kHz 음원은 16bit 44.1kHz에 비해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해상력을 갖고 있다. 그래서 A8은 어떤 고음 해상력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16bit 44.1kHz 음원에서 A8은 꽤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반면 정보량이 많은 24bit 192kHz 음원에서는 여유가 상당히 없어 보였다. 조금 힘들어 하는 모습이랄까? 반면 고음의 해상도는 놀랄 만큼 증가했다. 단순히 현의 소리가 얼만큼 더 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바이올린 현의 밀고 당김을 느낄 수 있는 소리기도 하지만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 고음에서도 두께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해상력이다. 또한 반가운 것은 16bit 44.1kHz 음원에 비해 24bit 192kHz에서는 저음도 많이 살아난다는 것. 그간 A8의 소리는 역시 음원 탓이었던 것이다.


5. (번외편) AK100 + QuadBeat

사실 이 조합은 말 그대로 번외편이다. ie8의 판매가는 (평균)47만원대, Q701은 (평균)51만원대, DT880 (평균)34만원대, A8은 (평균)24만원대. 반면 LG의 스마트폰 옵티머스 G의 번들 이어폰(그래서 '쥐어폰'이라 불리기도 한다)인 이 물건의 가격은 1만 8천원. 다른 이어폰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가격의 제품이지만, 한때 물건이 없어 팔지 못했을 정도로 괜찮은 소리를 내주는 제품이다. 물론 AK100 사용자들 중 이 이어폰을 물려 사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연결해 볼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

소리가 들리는 느낌은 중음대를 가장 안쪽에 놓고 그 바깥쪽을 저음이 감싸고 있으며, 조금 위쪽에 고음을 매달아 놓은 느낌. 해상도 역시 극강이라 하기엔 부족하고, 소리 공간 역시 광활할 정도로 넓지는 못하다. 그렇기에 관현악에서 모든 악기의 소리를 동시에 재생해야 하는 경우, 주춤하는 것이 느껴진다. 또한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이 재생해주던 소리들 중에서 약간 빼먹고 들려주는 음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이런 단점들은 가격을 생각하면 모두 용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쿼드비트는 좋은 이어폰이긴 하지만, 그것이 엄연히 정해져 있는 가격대의 몇 배를 상회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그렇다면 십수만원에 판매되는 이어폰이나 헤드폰은 모두 사기니까.


매칭을 했던 이어폰과 헤드폰들 중 가장 극적으로 소리가 변했던 것은 베이어다이나믹 DT880이었다. 나긋나긋하고 조용한 소리를 들려주는 줄 알았던 이 물건이 그렇게 힘차고 박력있는 소리를 들려줄 줄은 몰랐다. 물론 다른 제품 역시 어느 정도 바뀐 소리를 들려줬다. 어떻게 바뀌든지 간에 AK100과의 조합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어떤 음악을 듣든지 간에 음악을 들으면서 다른 것을 할 수 없었다는 것. 보통 음향기기 리뷰를 작성할 때는 음악을 들으면서 하는데, AK100 만큼은 그러지 못했다. 마치 카세트테이프와 LP로 음악을 듣던 시절, 오로지 음악에 빠져 음악만 듣던 그 시절 그 느낌이 살아나서다. 고음질 음원의 장점은 오로지 음악에 몰입하게 만드는 매력이다. AK100의 최대 장점은 바로 고음질 음원의 재생이며, 이것이 음질이 만드는 효과는 바로 음악에 대한 순수한 몰입이었다.




by bikbloger | 2013/01/04 14:07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7)
아스텔앤컨 AK100 사용기 #3 : 음원과 음질
시대와 기술은 음악을 바꾼다. 시기에 따라 유행하는 음악 장르는 당연히 바뀌기 마련. 이에 더해 또 하나의 변화가 있으니 바로 기술 발전에 따라 음악이 수록되는 매체 역시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카세트테이프에서 LP, 그리고 CD를 거쳐 다시 파일 형태로 숨가쁘게 바뀌었다. 이 급격한 변화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어 단 50년 만에 이루어진 것. 하지만 변화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음악을 듣기 위한 시간과 정성에다 관리까지 필요한 LP, LP보다 관리가 쉬운 CD를 넘어 아예 ‘물리적 관리’란 과정조차 생략된 음악 파일을 넘어 스트리밍 음원까지 등장했다. 당연히 이중 가장 가볍고 말초적인 것은 역시 파일과 스트리밍일 것. 삭제해도 다시 다운로드 받을 수 있고, 온전히 ‘내 것’이 아니어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음악에 대한 경외감을 더욱 감소 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확실히 진지하게 음악을 듣는 사람은 현저히 줄었고, 음악은 PC를 이용한 작업이나 웹서핑의 배경에 깔리는 부수적인 것으로 전락해 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아스텔앤컨 AK100이다.

아스텔앤컨 AK100은 24bit 192kHz의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유일한 휴대용 플레이어. 이제 음악은 감동이나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것이 아니라 BGM이나 편의성에 가까운 의미가 되어 버린 이 시대에 가당키나 한 제품일까? 하지만 음질의 변화를 통한 변화가 가능하다 믿는 사람들에게 이 제품은 의미를 가진다.

# 음악이나 음원은 위와 같은 과정으로 음질이 떨어진다.


AK100은 스튜디오 마스터링 퀄리티 음원(MQS:Mastering Quality Sound)의 재생이 주 목적이다.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이제 레코딩/마스터링 스튜디오는 24bit 96kHz 혹은 192kHz로 녹음하고 믹싱하며, 마스터링한다. 하지만 이런 고음질의 작업이 최종적으로 CD에 수록되는 과정에서 제 아무리 고음질의 음원이라도 16bit, 44.1kHz로 압축되어 음질이 손상될 수 밖에 없다(이는 CD라는 미디어의 한계다). 그만큼 작곡자와 편곡자, 연주자와 엔지니어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AK100은 이 MQS 음원을 그대로 재생할 수 있다. 아이리버에서는 24bit 96kHz 혹은 192kHz를 MQS 음원으로 분류했다. 일부 언론에서 MQS가 무슨 새로운 음악 포맷인듯 표현되었지만, 이는 엄밀히 말하면 마케팅 용어일 뿐이다. '레코딩/마스터링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음원 그대로'라는 의미 외에 다른 것은 없다. 그렇다면 CD에 수록된 16bit 44.1kHz의 음원과 스튜디오에서 바로 가져온 24bit 192kHz에는 유의미한 음질적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질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 사실 이 차이에 대해 제대로 쓰려면 너무나 길고 긴 이야기가 될 수 있겠으니 엑기스만 이야기 하겠다.

우리가 듣는 음악은 온전히 아날로그며 MP3를 비롯한 음원은 디지털이다. 그래서 아날로그 음원을 디지털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일단 머리 속에 모눈종이를 떠올려 보자. 왼쪽 그래프의 파형이 아날로그 음원, 오른쪽 모눈종이 위에 그려진 파형이 디지털 음원이라 가정하자. 디지털은 0과 1로 구성되기 때문에 칸 안에 들어오면 1, 안 들어오면 0이다. 이 칸 하나하나가 bit가 된다. 이 칸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그만큼 세밀하게 파형을 표현해 낼 수 있다. 칸의 개수가 극단적으로 적어 진다면, 해상도 낮은 jpg 이미지처럼 깍두기가 생길 것이고 이는 음질의 열화로 이어진다. 16bit와 24bit의 차이는 바로 이 칸의 개수 차이다. 그리고 뒤에 붙은 kHz는 한마디로 1초에 얼마나 많은 디지털화가 이루어지느냐를 의미한다. 당연히 숫자가 커질수록 더 촘촘하게 디지털화 되었다는 이야기. 대부분 음향 관련 서적에는 이런 식으로 설명되어 있다.

아직 어렵다고? 그럼 조금 더 설명하겠다. 24bit 192kHz 혹은 16bit 44.1kHz는 데이터의 크기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192kHz라는 아날로그 음원을 디지털로 만드는 과정에서 1초에 얼마나 많은 데이터(쉽게 생각한다면 점)를 집어 넣느냐를 의미한다. 그래서 이를 샘플링 레이트(Sampling Rate)라고 한다. 192kHz면 초당 192,000개의 데이터가 소리를 표현한다는 의미. 마찬가지로 44.1kHz는 44,100개다. 같은 소리를 더 많은 점으로 표현하는 것이니 당연히 빠지는 소리도 적어질 것이다. 또한 bit는 0과 1로 표현되는 디지털 신호가 얼만큼 많이 기록되느냐의 의미. 그래서 24bit는 2의 24승 단위로 기록되며 이를 비트 레이트(bit rate)라 부른다. 그래서 샘플링 레이트는 음원의 해상력과 정보력에 관계되며 비트 레이트는 다이내믹 레인지에 영향을 미친다. 다이내믹 레인지는 가장 큰 소리와 가장 작은 소리의 차이를 의미하는데, 비트레이트가 커지면 그만큼 급격한 소리 변화에서도 자연스러운 소리를 재생할 수 있다.

이렇게 음향적으로 봐도 CD의 16bit 44.1kHz 음원과 스튜디오에서 바로 가져온 24bit 192kHz의 음질은 다르다. 문제는 이 차이가 인간의 귀로 구분이 되느냐 안되느냐일 것이다. 음악과 디지털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16bit 44.1kHz에서 전송률 192kbps와 320kbps를 구분할 수 있느냐 없느냐, 나는 구분 안되는데 너는 구분 한다고? 구라치지 말아라 등의 이야기가 횡횡하는 상황에서 아예 고음질 음원을 구분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논란 거리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

구분을 하든 하지 못하든 CD에서 MP3를 만드는 경우는 손실압축에 해당한다. 물론 FLAC이나 APE와 같은 무손실 압축도 가능하고, 다양한 음원 사이트에서 이런 무손실 압축 음원을 구매할 수 있기는 하다. 문제는 제 아무리 무손실이라 해도 CD의 16bit 44.1kHz이란 한계를 뛰어 넘을 수는 없다. 또한 손실압축은 변환을 하면서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는 소리들을 효율적으로 빼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이를테면 야외에서 누가 이야기 하는 소리보다 훨씬 큰 - 비행기 소음과 같은 - 소리가 들린다면 사람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를 마스킹 효과라고 하는데, 이런 인간의 귀가 가진 것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바로 손실압축의 방법. 그래서 대부분 128kbps와 320kbps의 차이는 구분할 수 있지만(차이가 2배 이상 나기 때문에), 192kbps와 320kbps는 구분이 어려운 이유 역시 소리가 얼마나 빠졌냐를 우리 귀가 인식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예 극단적으로 정보량이 다르다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24bit 192kHz의 음원의 정보량은 16bit 44.1kHz에 비해 6.5배나 된다. 그래서 청취 조건이 같다면 24bit 192kHz의 소리가 더 풍성하고 화려하다. 또한 이는 누구라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음악의 요소들이 조금 더 표현되고 덜 표현되는 차이가 아니라, 같은 음악이라도 정보량 자체가 아예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고음질 녹음의 시작은 어디일까? 그냥 생각하기엔 최신 유행의 댄스 음악일거란 생각이 들수도 있겠다. 하지만 답은 바로 클래식부터 시작되었다. 그 이유는 바로 다이내믹 레인지 때문이다. 최신 유행의 댄스 음악은 가장 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 락음악 역시 마찬가지. 두 장르 모두 처음부터 끝까지 힘있게 쿵쾅대거나 빡시게 달리는 장르니깐. 재즈나 발라드 역시 댄스나 락보다 조용한 장르긴 하지만 가장 작은 소리와 큰 소리의 차이는 그다지 크지 않다. 소리의 차이가 커서 다이내믹 레인지가 중요한 장르는 의외로 클래식이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 솔로가 나오다 금관과 목관은 물론 각종 현까지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곡도 많으니까. 이런 녹음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고음질의 녹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그래서 이런 고음질을 확인하는 것은 다른 어떤 소스보다 클래식, 그것도 다양한 음역대와 악기 편성으로 이루어지는 협주곡이 딱이다. 하이엔드 애호가들의 종착지 역시 대편성의 클래식인것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서 고른 음악은 모짜르트의 바이올린 협주곡(Violin Concerto no. 4 in D Major KV 218 - Allegro) 이었다.

이곡을 24bit 192kHz의 음원을 AK100으로 들어 보았다. 사용한 이어폰은 젠하이저의 ie8. 앞서 이야기 한대로 높은 정보량을 통해 들리는 소리는 한마디로 대단했다. 일단 피아노 소리의 경우 건반을 누를 때 손톱이 건반을 치는 소리까지 잡아낸다. 또한 다들 아시다시피 피아노는 건반악기지만 내부 구조는 망치가 현을 때려 소리를 내는 만큼 울림이 중요하다. 24bit 192kHz에서의 피아노 소리는 깊고 풍성했다. (모든 악기가 그렇겠지만 특히 나 더) 배음이 중요한 피아노는 소리가 나는 공간을 꽉 채우며 울렸다. 타악기인 드럼의 심벌 역시 비슷했다. 한번 쳤을 때 소리의 여운이 훨씬 길었다. 게다가 안들리던 소리까지 들린다. 정말 MP3 파일은 그동안 얼만큼 소리가 많이 빠졌을까를 생각이 아닌 귀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소리를 훨씬 자연스럽게 만들어준다. 사실 우리가 CD 혹은 CD에서 MP3로 리핑된 음원을 들으며 차갑다거나 인위적인 느낌을 받았던 것은 바로 음원이 가지고 있는 정보량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갑거나 인위적인 것은 바로 손실압축의 빠진 소리들이 우리 귀에 자연스럽게 들리지 않았다는 거다.

그렇다면 AK100으로 기존 16bit 44.1kHz 음원은 어떻게 들릴까 궁금해 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사실 24bit 192kHz 음원을 몇 곡 듣고 나니 그 이하의 음원은 참으로 볼품 없게 들린다. 그럼에도 참고(?) 계속 들었다. 리뷰는 해야 하니 말이다. 그런데 24bit 192kHz 음원에 익숙해져버린 귀가 16bit 44.1kHz까지 내려오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처음에는 플레이 버튼을 누르고 몇 초 이상 듣기 힘들었다. 겨우 귀높이가 내려 온 이후 찬찬히 들어보니 16bit 44.1kHz 음원도 여타 MP3 플레이어 보다는 조금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다른 기기에서 같은 곡을 같은 이어폰으로 들어도 저음은 조금 더 깊게 들리고, 고역 해상도 역시 향상된 느낌이다. AK100이 가지는 플라시보 효과일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니다. 아무래도 AK100은 프로세서의 DA컨버팅이 아닌 별도의 DAC(울프슨의 WM 8740)를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아무래도 사용자들은 고가의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물려 듣는 경우가 많을 것이기 때문에 증폭을 위한 앰프와 출력 커넥터까지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을테고.

AK100이 들려주는 전반적인 소리는 대단히 공정하다. 어떤 음향기기나 적당한 튜닝이 가해지기 마련인데, AK100은 거의 튜닝을 하지 않은 소리란 느낌이 들었다. 흔히 이를 두고 모니터링 성향이라 표현들 하는데, 스튜디오에서 뮤지션과 엔지니어의 의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소리의 잘잘못을 잡을 때 사용하는 장비들의 소리가 대부분 이렇기 때문이다. AK100의 제품 콘셉트 - 뮤지션과 엔지니어의 의도를 그대로 청취자에게 전달하는 - 를 생각해보면 수긍이 가는 부분. 그래서 AK100은 어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느냐에 따라 음악의 성격이 굉장히 많이 바뀐다. 즉 기기는 최대한 원음을 살려 소리를 뽑아주고, 청취자의 취향에 맞춘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튜닝'을 하게 된다. 그래서…

다음 리뷰에서는 AKG K701, 젠하이저 ie8, 뱅앤올룹슨 A8, 베이어다이내믹 DT880 등 다양한 이어폰과의 매칭에 대해 이야기 할 예정이다.




by bikbloger | 2012/12/28 21:04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핑백(1) | 덧글(7)
아스텔앤컨 AK100 사용기 #2 : UI와 스펙
두번째 리뷰의 주제는 기능과 UI, 그리고 스펙에 대한 이야기. 아스텔앤컨 AK100의 출시 소식이 처음 전해 졌을때 반응은 크게 두 가지였다. 음질에 관심이 없거나, 있기는 해도 이어폰 하나에 50만원을 내야 한다는 걸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은 69만 8천원 짜리 제품에서 동영상 재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야기 했다. 반면 고가의 이어폰을 소유하고 있는 마니아들은 기쁜 마음을 표현했다. 맞다. 이 AK100에는 동영상 재생 기능이 없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동영상은 PC의 모니터나 노트북으로, 거실의 TV로, 스마트폰으로, 하다못해 PMP(이제는 사라졌지만)로 보면 되니까. 반면 24bit 192kHz의 고음질 소스를 재생할 수 있는 '휴대용' 음향기기는 AK100이 유일하다. 이렇게 AK100은 고음질 소스의 재생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니 UI 역시 정말 간단하다.

AK100의 상단 오른쪽 전원 버튼을 길게 눌러주면 부팅이 시작된다. 그런데 이 부팅에 걸리는 시간은 스마트폰 만큼이나 길다. 이런 시간이 고가 제품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24bit 192kHz의 고음질 소스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기다림은 진공관 앰프에서 진공관이 제대로 빛을 발하며 진공관이 따뜻하게 달아오를 때까지 기대를 가지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생기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AK100은 그만큼 좋은 소리를 들려주니까.

일단 PC와의 연결은 USB 케이블을 이용한다. 이 케이블은 보통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상호 공유 역시 가능하다. 물론 케이블 한 끝에는 iriver의 로고를 새겨 놓았다. 케이블의 커넥터는 위쪽이 넓은 방향으로 들어간다. 대부분의 USB 케이블은 이 방향으로 들어간다.

부팅이 끝나면 이전 재생되던 화면이 나온다. 화면을 손으로 터치하면 위 이미지와 같은 UI가 보인다. 위 이미지에서 화면 속의 재생 아이콘을 클릭하면 재생이 되는 직관적인 UI다. 오른쪽 위에는 시간과 배터리 용량이 표시되며 왼쪽 아래는 재생 방법에 대한 내용, 오른쪽 아래는 설정에 관련된 항목들이다. 특이하게 - 라기 보다 이 제품의 콘셉트에 꼭 맞게 - 곡의 제목 위에는 해당 곡의 비트와 샘플레이트 정보가 표시된다.

화면 왼쪽 아래의 메뉴 버튼을 클릭하면 위와 같이 보인다. 한 화면당 4개 항목이 보이는데, 이 상태에서 화면을 위로 밀어주면 아래쪽에 있는 메뉴들이 보인다. 아래쪽에 있는 메뉴들은 재생목록 / 장르 / 가장 많이 재생한 곡들 / Mastering Quality Sound(MQS) / 폴더 / 설정 까지 이어져 있다.

#위 이미지는 클릭하면 커진다


내친김에 전체 메뉴를 정리해봤다. 위 이미지에서 오른쪽은 화면 왼쪽의 메뉴버튼을 누르면 볼 수 있고, 하위 메뉴는 각 메뉴를 클릭하면 보이는 부분이다. 전체 메뉴가 워낙 간단하기에 위와 같이 정리하는데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위 이미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AK100은 블루투스를 지원한다. 또한 이전 리뷰에서 이야기 한대로 볼륨은 총 140단계(0.5 단계씩 총 70단계)로 조절 할 수 있다. 또한 거의 모든 설정은 이렇게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밝기는 총 30단계, 자동 전원 끄기는 끄기 / 10분 / 30분 / 1시간 / 2시간까지 조절할 수 있고 입력이 없을때의 화면 끄기는 3분 / 5분 /10분 / 30분으로 조정할 수 있다. 특히 편리한 것은 바로 이퀄라이저(Equalizer)의 조정이다.

이퀄라이저(EQ)는 잘 알려진대로 손가락으로 화면을 그려주면 바로 적용된다. 조절 할 수 있는 음역대는 62Hz / 260Hz / 1kHz / 4kHz / 16kHz 다. 물론 이런 방식으로 조절하면 각 대역을 민감하게 조절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생긴다. AK100은 이를 그냥 놔두지 않았다.

이퀄라이저 설정에 있어 AK100은 또 하나의 설정 방법을 마련해 두었다. 해당 음역대를 클릭하면 +10에서 -10까지 총 20단계에 걸쳐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위 화면에서 바로 각 대역을 선택하고 원하는 조절 정도를 클릭하면(이때 오른쪽 위에 숫자가 보인다) 원하는 만큼 조절할 수 있다. 이렇게 상세한 이퀄라이저 조정이 가능하지만, SRS, BBE와 같은 음장기술은 적용되지 않았다. 사실 이들은 기술적으로 원음에 비해 음질적으로 부족한 MP3 파일의 소리를 보충하기 위한 기술이기 때문. AK100에서 재생되는 MQS 음원들은 이런 기술을 적용 시키지 않아도 충분히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아스텔앤컨 AK100이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그것은 영국의 울프슨(Wolfson)사의 DAC인 WM8740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이 DAC는 다양한 하이파이 오디오 기기에서 사용되고 있는데, DAC는 Digital - Analog Converter의 약자로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 음원을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주는 장치다. 이 DAC의 성능이 재생 음질의 대부분을 결정한다. 위 이미지는 WM8740의 내부 구조의 다이어그램. 특이한 것은 스테레오 중 왼쪽과 오른쪽 채널을 별도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PC-Fi의 기본이 되는 외장 사운드카드 중에서도 어느 정도 가격대가 있는 제품들은 크로스토크(Cross Talk, 두 채널의 소리들이 서로 간섭하는 현상)를 막기 위해 이런 회로 구성을 택한다.

또한 DAC의 성능과 함께 재생 음질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디지털 기기의 음악 재생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DAC가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하는데, 이 신호는 귀로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아주 작다. 이를 디지털 앰프를 이용해 충분히 큰 소리로 증폭하고, 이 소리가 이어폰을 통해 나오고 우리의 귀가 그 소리를 듣게 된다. 그렇다. 소형 기기와 하이파이 오디오의 작동은 원리상 동일하다. 잠깐 하이파이 쪽으로 넘어가 보자. 오디오 쪽에서는 음질을 높이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기본적으로는 좋은 소리를 내주는 소스기기와 파워/프리앰프, 스피커 등의 장비가 첫번째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교류전원을 안정화 시켜 기기에 공급해주는 장비, 소스기기에서 나온 신호가 파워/프리앰프로 가는 과정에서 손실을 최소화시키는 두꺼운 케이블 등이 뒤따른다.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AK100 내부에 어떤 앰프와 어떤 이어폰 커넥터가 사용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일반적인 MP3 플레이어보다 좋은 것들이 쓰였을 것임은 분명하다.

재생화면에서 오른쪽 아래의 너트 모양 아이콘을 클릭하면 현재 재생 중인 음악에 대한 정보가 나온다. 파일의 이름과 종류, 비트레이트, 샘플레이트와 크기 등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가장 왼쪽의 아이콘을 누르면 이퀄라이저 설정, +기호는 플레이리스트 만들기, 다음은 반복재생(전체와 한곡), 그 다음은 순차 재생과 반복재생이다. 왼쪽 위의 화살표는 이전 화면(즉 재생중인 음악화면)이고 오른쪽 위의 재생 아이콘 역시 재생중인 음악화면으로 넘어간다. 여기서 왼쪽을 누르면 곡 전체가 나오는 화면으로 넘어가는 것이 더 편하지 않았을까? 또한 UI에는 약간의 딜레이가 있다. 즉 쿼드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스마트폰처럼 빠릿빠릿하게 움직이진 않는다는 것. 이것이 불만인 사용자들도 꽤 있는것 같지만, 2주 이상 제품을 사용하며 이것이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보다 훨씬 고가의 오디오 장비 중에도 이런 부분에 신경 쓰기보다 음질에 치중한 제품도 많다. 아무도 메리디언 CD플레이어의 트레이가 천천히 나온다고 불평하지 않으며, 페라리의 엔진 소리가 크다고 불평하지 않는것처럼.

AK100의 스펙은 위와 같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오디오 성능 부분이다. Frequency Response는 주파수 응답으로, 기기가 재생할 수 있는 저음부터 고음의 영역을 의미한다. 흔히 가청주파수(20~20,000Hz)의 영역보다 저음은 조금 더 낮게 재생된다. 여기서 이 정도는 다 하는거 아니냐는 의문이 있을 수 있겠다. 미안하지만 저 가청 주파수를 모두 듣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저 정도면 충분하다. 들을 수 없는 부분에 치중하는 것 보다는 들리는 음역대를 더 잘 재생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Signal To Noise Ratio는 흔히 신호대 잡음비(SNR)라 불리는데, 음성 신호에 잡음이 얼마나 섞여 있는지를 알려준다. 이 숫자가 크면 클수록 잡음이 적은 소리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카세트 테이프는 50~56dB, LP는 55~65dB, FM라디오가 60dB 정도. 디지털로 미디어가 넘어가면서 이 숫자는 엄청 뛰었다.

CD가 90dB, HDCD, XRCD는 96dB(16bit) 혹은 144dB(24bit), SACD, DVD-Audio, BD-Audio, DTS-CD, DSD-CD 역시 144dB다. 물론 이 숫자들은 이론적인 숫자고 실제 기기에서 재생되는 경우라면 해당 제품의 SNR이 최대치가 된다. 휴대용 기기의 대표주자인 MP3 플레이어가 90dB 정도니 AK100의 110dB는 적지 않은 숫자. 실제 하이파이 오디오 중에서도 AK100보다 SNR이 낮은 제품도 있다. 물론 이 SNR이 좋다고 무조건 좋은 소리라 할 수는 없겠지만, 잡음에 있어서 만큼은 자유로울 수 있다. 크로스 토크는 앞서 설명했듯 두 채널의 분리도. 이 숫자가 클수록 채널 분리는 확실해지고, 그만큼 소리가 들리는 공간이 확장된다. THD+N은 왜율인데, 어떤 원인에 의해 신호가 왜곡되는 수치로, 작을수록 좋다. 사실 이 정도 왜율이면 하이엔드 오디오에 필적할만한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AK100의 UI는 대단히 단순하다. 동영상 재생 기능이 없고, 오로지 음원 재생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작동 속도 역시 빠르지 않다. 분명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단점이지만,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이것이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MQS 음원은 좋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렇다면 일반적인 MP3 파일의 재생 음질은 어떨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전반적으로 좋다고 할 수 있겠다. 다음 리뷰에서는 본격적으로 음질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by bikbloger | 2012/12/24 17:12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3)
아스텔앤컨 AK100 사용기 #1 : 디자인과 구성품
드디어 아스텔앤컨(Astell & Kern) AK100이 손에 들어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더 좋은 소리로 음악을 듣고 싶다면, 혹은 그 음악인을 존경한다면, 그리고 음악을 사랑한다면 아스텔앤컨을 소유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일단 박스 패키지와 외형 리뷰부터 시작하겠다. 이 시리즈는 총 4번에 걸쳐 이루어질 진행될 예정이다. 첫번째는 박스 패키지와 외형에 대한 내용.

아스텔앤컨의 첫 등장은 정말 의외였다. (내 기억이 맞다면)사전에 출시에 대한 정보는 큰 이슈가 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출시는, 어쩌면 '갑톡튀' 였던 아스텔앤컨의 반응은 출시 이후 뜨거워졌다. 기존 MP3 파일보다 "훨씬 더 고음질의 음원을 재생해 주는" - 언뜻 하이엔드 오디오 잡지의 기사에서나 볼 수 있는 내용일 것 같은 - 제품이 MP3 플레이어와 비슷한 크기라니. 게다가 가격은 무려 69만 8천원? 이 정도 가격이면 그럭저럭한 성능을 가진 노트북을 살 수 있고 저렴한 TV를 지를 수도, 고가의 헤드폰이나 이어폰을 지를 수도 있는 가격이다. 반면 이 가격에 동영상 재생도 안되고 오로지 음악을 위한 제품이란 사실에서 아이리버가 꽤나 큰 결단을 내렸고 칼을 갈았다는 생각과 함께 이런 마니악한 제품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란 궁금증도 함께 증폭 되었다. 이후 관련 카페가 생기고, 구매자들이 열과 성을 다해 리뷰를 올렸다. 그럴수록 한 번은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그러던 중 아스텔앤컨의 AK100이 수중에 들어온 것이다.

모 제조사의 휴대용 플레이어의 패키지는 애플을 따라가지만, 아이리버는 그러지 않았다. 사실 AK100의 박스 패키지는 (가격에 비해) 크기도 작고 구성품도 화려하지 않다. 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들의 포장이 수수한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겉면 포장을 열면 아스텔앤컨 로고가 각인된 내부 박스가 보인다. 오른쪽에 붙은 가죽끈을 잡아 당겨 열어주면 제품이 모습을 드러낸다. 제품 뒤쪽 박스에는 검은색 종이에 은색으로 인쇄한 퀵스타트 가이드, 보증서, 충전및 데이터 케이블, 파우치와 테스트용 음원을 담은 마이크로 SD 카드가 전부다. 맞다. 이 제품에는 번들 이어폰이 없다.

이렇게 고가의 제품에 번들 이어폰이 없다는 것이 실망스럽거나, 말도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AK100은 분명 일반 소비자를 위한 제품이 아니라, 고음질 음원의 재생을 원하는 특정한 마니아가 타겟이다. 마니아는 못되지만 나름 소리에 관심 있는 bikbloger만 해도 여러 개의 이어폰과 헤드폰을 가지고 있는데, 마니아들은 더 많을 것이니 이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신 액정과 강화 유리 재질의 뒷면을 보호할 수 있는 보호필름이 포함되어 있다. 충전 케이블은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타입이라 호환이 가능하며, 실제 적용 시켜 보니 작동에 큰 문제는 없었다.

박스에서 꺼낸 AK100은 차가웠다. 추운 날씨에 헤어라인 알루미늄 재질이라 더 그랬을 것이다. 이런 경우 바로 제품을 켜면 온도 차이에 의한 내부 결로(이슬)현상이 발생할 수 있으니 적당한 온도가 될 때까지 디자인을 감상하기로 한다. 궁금한 마음이 더 컸지만, 진공관 앰프 역시 관이 좀 열이 좀 받아야 나긋나긋한 소리를 들려주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그만큼 AK100은 소위 '돈 값 하는' 외모를 지녔다.

무게는 휴대용 음악 재생기기 치곤 묵직하다. 스펙상 무게는 122g이니 최신형 스마트폰과 얼추 비슷한 무게지만 위 이미지처럼 크기가 스마트폰의 반정도 되기 때문에 더 묵직하게 느껴진다.

디자인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을 꼽자면 역시 볼륨 조절 노브다. 돌릴때 마다 틱틱틱 걸리는 느낌이 아날로그스럽다. 조절 단계는 0부터 70까지 0.5 단위로 오르고 내리니 총 140단계나 된다. 원하는 만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으로 마니아를 위한 콘셉트로 만들어졌음을 은근히 내비친다. 차후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 노브는 오롯이 볼륨 조절을 위한 것이다. 마치 하이엔드 제품 중 어느 정도 소리의 성향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한 프리앰프 중에도 전원버튼과 큼지막한 볼륨 노브를 채택한 제품같은 느낌이다. 실제로 하이엔드급 제품 중에는 잡다한 조절 기능을 모두 빼버린 파워/프리앰프들이 꽤 된다.


좌측에는 재생/정지, 이전/다음곡 버튼이 있다. 버튼의 클릭감이 꽤나 단정하다. 실제로 터치스크린으로 모든 기능을 조절할 수 있지만 굳이 이렇게 버튼을 외부로 빼놓은 이유는 명확하다. 주머니에 넣은 상태에서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조처다. 외부 볼륨 노브 역시 같은 맥락일테고. 상단에는 이어폰 포트와 광입력 포트, 전원 버튼이 자리한다. 그렇다. AK100은 PC-FI를 위한 DAC로 활용할 수도 있다. PC의 메인보드에 작게 자리한 내장 사운드 칩셋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이를 활용할 수도 있겠다.

하단부는 충전 포트와 마이크로 SD 슬롯이 자리 잡았다. 내장 메모리 용량은 32GB지만 고품질의 음원은 그만큼 용량이 크다는 것을 고려해 2개의 슬롯을 아래위로 배치했다. 스펙상 32GB 용량의 마이크로 SD 메모리를 지원하는 슬롯이니 공식적으로는 96GB의 용량을 지원하지만, 실제 사용자들 중에는 64GB 용량의 메모리를 FAT32로 포맷해 160GB까지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이 정도면 용량에 대한 걱정은 없을것 같다.

뒷면은 깔끔하게 강화 유리로 마감했다. 상단에는 로고, 아래 쪽에는 제조사와 디자인 회사(디자인은 아이리버, 제조는 아이리버 차이나)와 울프슨 칩셋이 들어 있음을 표시하고 있다. 제품 시리얼 넘버는 마이크로 슬롯 아래 부분에 인쇄되어 있다. 리뷰용 제품에는 보호필름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호필름의 성능(?)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아마 지문 방지 처리가 되어 있는 보호필름이 아니었을까란 생각이든다(혹시라도 보호필름의 성능을 아시는 분은 댓글 바란다).

AK100의 전면 액정 크기는 2.4인치, 해상도는 320x240의 IPS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다. 맞다. 터치스크린(정전식)으로 볼륨 조절을 제외한 모든 조작이 가능하다. 화면 밝기 설정은 앞서 이야기한 볼륨처럼 총 30단계로 세분화 되어 있고 중간 단계 정도만 해도 상당히 밝은 편으로 시인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며 밝은 야외에서도 별 문제 없이 잘 보인다.

AK100은 터치스크린이란 인터페이스의 장점을 십분 살렸다. 가장 빛을 발하는 부분은 EQ를 조절할 때 그냥 손으로 그려주면 그에 따라 설정이 변한다. 물론 터치스크린의 특성상 아주 세밀한 조절이 힘들 수도 있는데, 이를 위해 62 / 250Hz / 1 / 4 / 16kHz 대역을 각각 20단계로 조절할 수도 있다. 과거 MP3 플레이어들의 EQ 조절 범위가 촘촘하지 못했던 것이 아쉬웠다면, AK100을 사용하게 된다면 이런 아쉬움은 틈입할 여지가 없겠다. 특이한 것은 AK100에는 3D 음장이나 SRS WOW, BBS와 같은 입체음향(?)이나 저음 강조 등의 DSP가 제공되지 않는다. 사실 이는 소스의 부족함을 기술로 메우는 형국인데… AK100의 콘셉트와는 맞지 않음을 제조사도 잘 알고 있다.

지금까지 AK100의 디자인과 외형에 대해 이야기했다. 분명 이 제폼은 그동안 아이리버가 만든 여러 제품중 마감의 정점에 서 있다. 재질은 물론 조립상태 까지 어느 한 부분 그냥 넘어간 곳이 없다. 제 아무리 이렇다고 해도 69만 8천원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AK100은 제품이지, 작품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 생각은 실제 음악을 들어보면 씻은 듯이 사라져버리고, 카드 할부의 한도가 어느 정도 남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두번째 리뷰는 기능과 UI, 그리고 음질에 관련된 부분이다. 기대하시라.




by bikbloger | 2012/12/17 21:06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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