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그 : 비주얼
2008/06/14   Dazes & Confused : 국내에도 이런 잡지가? [14]
Dazes & Confused : 국내에도 이런 잡지가?
개인적으로 남성지(GQ, ARENA, ESQUIRE, LUEL과 같은)를 좋아한다. 여성지(를 빙자한 패션지 – 정말 여자들은 정치나 사회, 경제에 관심이 없는 걸까? 절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에 비해 정치이야기와 사회 돌아가는 모습 등 다양한 읽을 거리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성지들이 중심으로 취급하는 아이템들에 비해 남성지의 내용은 훨씬 다양하고 그 스펙트럼도 넓다. 앞서 언급한 남성(여성지처럼 패션이 가미된)지들도 있고 STUFF한국판과 같이 제품이 중심이 되는 잡지도 있다. 그런가 하면 맥심과 같이 조금 더 노골적이고 본질적(?) 의미의 남성지도 있다.

이 밖에도 무수히 많은 잡지들이 있다. 심지어 하수도에 관련된 용품이나 정책을 댜루는 잡지라든가, 주유소에 관련된 잡지도 있다. 이렇게 많은 잡지들 사이에 찾기 힘든 것은 바로 ‘문화’잡지다. ‘영화는 문화 아니냐’라는 의문도, ‘미술이나 음악잡지는 문화잡지 아니면 뭐냐’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다. 이들 잡지는 영화나 미술과 같은 중심적 주제와 그것을 둘러싼 부제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지, 앞서 이야기한 남성지들처럼 ‘남자의 생활과 사고에 대한 다양성’이 중심 주제는 분명 아니다.
이미 2호까지 발행된 데이즈드 & 컨퓨즈드(Dazed & Confused, 이하 D&C)는 남성지들 처럼 문화적 사고와 다양성이 그 주제다. 물론 다들 D&C를 '스타일 매거진'이라 생각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문화잡지다. 문화라는 주제(혹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하위장르 – 음악과 그림, 사진, 디자인 등 – 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국내서도 이런 잡지가 처음은 아니지만, 현재 남아있는 것은 없다.
좋은 잡지가 가져야 할 여러 요소들이 있다. 물론 이 요소들은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화보가 멋져 페이지를 찢어 책상에 붙여 놓고 싶다거나, 하다 못해 딸려오는 싸구려 부록이 너무 좋다는 등등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변적인 이유 말이다. 개인적으로 어떤 잡지건 간에 볼거리보다는 읽을 거리들이 많은 경우를 좋아한다. 분명 D&C는 후자다. 또한 D&C의 미덕은 매우 가볍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잡지에 사용되는 아트지 대신 훨씬 가벼운 종이를 사용한다(세로와 가로 양 방향으로 종이가 잘 찢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서 수입 종이 같지만, 이름은 모르겠다). 그렇기에 잡지의 볼륨에 비해 가지고 다니는 것이 즐겁다. 물론 이런 이유에서 가끔씩 아트지 묶음의 무거운 패션지를 들고 다니는 여성들이 존경스러울 때도 있다. 그렇다. 잡지는 가벼운 것이 킹왕짱이다. 그래야 어디든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으니까. 그래야 남는 시간에 휴대폰 고도리로 시간을 죽이는 일이 생기지 않을 테니까. 개인적으로 무거워도 용서할 수 있는 것은 마크레빈슨급 이상의 하이엔드 앰프, 사랑하는 사람의 몸무게 뿐이다.


#이렇게 큰 잡지의 무게가 557g. 반면 GQ는 1119g였다. 물론 두 잡지는 페이지에서 차이가 난다. 각각 200페이지와 328페이지다. 이렇게 무게가 많이 차이나는 이유는 GQ의 내지에 포함된 두꺼운 광고 페이지들 때문이다. D&C는 이런 페이지는 앞으로도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들 두꺼운 종이에 광고를 인쇄하니 '가벼운 종이에 하는게 차별성이 있다'고 꼬셔보기 바란다(원래 광고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게 바로 그것이지 않나. 실제로도 그렇고)

내가 D&C를 처음 보게된 것은 함께 일하던 디자이너를 통해서다. 그(녀)들의 책상 위에는 항상 몇 권의 외국잡지가 놓여 있었다. 그렇다. 디자이너들이 사용하던 디자인 참고 시안용 잡지였던 것이다. 그만큼 이 잡지는 비주얼이 강하다. 이 정도다.


#국내 사진 잡지보다 쎈 비주얼, 라이선스 잡지의 장점이자 특징

사실 우리나라에서 대기업이나 메이저급에서 나오는 라이선스 잡지가 아니라면, 비주얼적 측면에서 본지보다 떨어지는 경우가 인지상정이다. 당연히 본지는 국외 라이선스를 줄만큼 널리 알려진 잡지일 테니까. 사실 국제적 디자인 시안 잡지의 위세를 단번에 따라마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딜레마 혹은 구조적인 이 문제 앞에 D&C코리아도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D&C는 책이 아닌 잡지다. 잡지는 아이가 크듯이 성장한다. 이들도 마찬가지다. 기다리며 기대해 본다.
이번 호 D&C의 베스트기사는 ‘NEW WAVE ARTIST INDEX’다. 이 기사는 아직 주류에 편입되지는 못했지만 나름대로의 성과 – 그것이 자의든 타의든 – 를 내고 있는 33인의 다양한 노정들이다. 음악, 영화, 미술, 디자인, 소설, 애니메이션 등 제도권(?)은 물론 고봉자나 김치샐러드(그는 게맛살 인간과 (동서식품) 녹차티백 인간의 창조자다)와 같은 인터넷 스타까지 총 망라했다. 바로 이것이 소위 젠체하는 고급문화가 아닌 생활 속에서 즐거움의 자양분이 되는 문화 이야기를 지향하는 D&C의 방향일 것이다.

그리고 잡지 속에서 오래된 이름을 만났다. 바로 위 기사에 등장한 내 먼 친척 형 뻘이 되는 노경태 감독. 마산 과기고 출신의 카이스트의 공학도. 졸업 후 잘나가던 증권맨(공학과 증권!) 그러다가 갑자기 미국으로 영화 유학(공학, 증권, 영화!!). 그리고 실험영화 <마지막 밥상>으로 선댄스를 비롯한 여러 국제영화제의 러브콜. 현재 두번째 영화 <허수아비의 땅>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가지 빼먹은 것이 있다. 태훈형은 드럼, 경태형은 기타를 잘 친다(음악 해도 될만큼). 이 내용까지 있었다면 더 황당했을까?

D&C의 KSY 기자님은 본 포스팅에 비밀글로 노감독님의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좋겠다.

PS. 홈페이지는 www.dazeddigital.co.kr



by bikbloger | 2008/06/14 13:32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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