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W Golf 2.0TDi mk7 롱텀시승기 : #1 차기 주력기종 선정 고민
사실 차를 바꾸게 되면 차종 선정부터 시작해 계약과 인수 등 모든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계약은 작년 6월 초순, 차량 인수는 7월 2일 이었다. 오늘이 4월 21일이니 1년에서 두어달 정도 빠지는 셈. 주행거리는 벌써 27,000km를 넘었다 ㅎ 하지만 뒤늦게 나마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차를 바꾸려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드림카. 현실에서는 가지기 힘드니 가끔 꿈 속에 홀연히 등장해 주는 존재. 어쩌면 그렇기에 드림카인지도 모르겠다. bikbloger의 드림카는 의외로 소박한(?) 포르쉐 911이다. 물론 가장 최신의 코드 991도 좋겠지만 그보다 많은 포르쉐 마니아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코드 964다. 문제는 중고차 가격도 가격(상태가 좋은 것은 꽤 비싸다)이지만, 부품 수급과 수리에 드는 비용과 과정, 시간 투자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차선은 카이맨…이 아닌 ‘가난한 자의 포르쉐'인 골프다. 인생은 원래 도 아니면 모인데… 이 정도면 걸 쯤 되려나?

물론 이 별명은 정확히 골프의 여러 모델 중 GTi를 지칭하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bikbloger는 가난한 자이기에 GTi만 해도 솔직히 손이 좀 떨린다. 다만 GTi와 TDi 간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만 파워트레인을 제외하고 차체의 강성이나 다른 부분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 본다. bikbloger가 골프를 찍은 것은 5세대 모델이 국내 정식 수입되기 시작한 시점. 가끔씩 동냥이나 시승으로 타본 모델들이 너무나 좋았기 때문이다. 물론 여유가 있었다면 바로 질렀을 테지만 그간 이런저런 사정과 상황으로 7세대가 나온 이후 한참이나 지나 계약을 하게 되었다. 물론 5세대 모델이 6세대를 넘어 7세대까지 출시된 그 기나긴 시간 동안 bikbloger의 선택 과정에 혼란과 혼선을 줬던 차량들이 꽤 있다.

정말 폭스바겐 코리아는 자동차 판매의 귀재다. 다른 분야의 귀재인 애플의 경우, 일단 가격 장벽이 높지만 일단 그 벽을 타고 넘겠다는 결심을 하고 나면, 바로 각 모델에서 부족한 점을 하나둘씩 찾게 되는 것이 수순이다.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되면 결국 최고 사양까지 욕심을 내기 마련이다. 하지만 여러 모델의 스펙과 가격을 동시에 놓고 보면, ‘음. 이 정도면 되겠다’ 싶은 모델이 눈에 보이며 실제로 그 모델의 판매량이 가장 높다. 폭스바겐 코리아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한다. 

현재 시점을 기준으로 골프 GTD는 4240만원, GTi는 4350만원. 차이는 100만원도 아닌 90만원. 성능에 차이는 있지만 이 차이가 가격의 차이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반면 1.6TDi와 2.0TDi는 각각 3050만원과 3340만원으로 290만원 차이다. 1.6과 2.0은 확실한 배기량의 차이와 함께 이런 저런 옵션들의 차이가 있으니 290만원의 간격은 큰 저항감 없이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2.0TDi와 GTD의 차이. 무려 900만원의 차이는 꽤 많은 것을 따져보게 만든다. 34마력 더 높은 출력과 38.7kg.m의 토크 향상은 분명 탐나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알기 어려운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의 차이는 저 가격을 지불하는데 고민을 하게 만든다. 결국 GTD까지 가면 GTi로 가게될 확률이 높아진다. 반대로 GTD를 가지 못하게 되면 2.0TDi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진다. 

TDi가 친구 같은 아내라면 GTD는 때로는 친구 같지만 애인 같기도 한 아내고, GTi는 정신 못차리게 하는 애인이랄까? 당연히  bikbloger도 고민했다. 하지만 절대 싸질리 없는 기름값과 함께 가격의 앞자리 숫자가 4로 시작하는 GTi는 심리적 부담감과 어쩐지 남의 애인 같다는 느낌 때문에 탈락. 그렇게 GTD겠거니 싶었지만 실제로 타볼 기회가 생겼고 6세대 TDi와 GTD 모두를 타보니… 차이는 앞서 이야기 한 것만이 아니었다. 그래서 고민은 더 커졌다. 정말 딱 "출력 향상과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알기 어려운 인테리어와 익스테리어의 차이" 였다면 900만원을 지불할 이유는 없지만 미묘하고 세세한 차이들은 금세 가격 차이를 합리화 시켜버렸다. 시승이란 (거의 언제나) 차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지만,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당시는 비용과 여건이 안되었기에 TDi와 GTD 사이에서 공상만 하던 어느날 시로코(물론 당시는 R라인 모델)가 출시되어 버린다. 베이스는 같지만 외관은 전혀 다른, 그 가격대에서는 보기 힘든 쌔끈 미끈한 디자인. 게다가 GTD에서 겨우 40만원 더 쓰면 잡히는 가격이 유혹의 손길을 보낸다. 하지만 정말 어이없는 이유로 시로코 R라인은 제외되었다. 이유는 바로 선루프가 없다는 것.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시로코 R라인은 선루프가 없고 시로코 R은 틸트만 겨우 되는 알량한 선루프가 있다. 그깟 선루프가 무슨 대수냐 싶은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여친 얼굴에 화장이 번진걸 용서 못하는 남자가 있는 반면, 화장 안 해도 괜찮다는 남자도 있지 않나. 이건 취향일 뿐이다. 그렇게 시로코 R라인을 제끼고 이제 끝났나 싶었더니… 

이번에는 폴로가 출시되어 버렸다. 사실 폴로는 애초 용의선상에도 없었다. 하지만 주변에서 꽤 괜찮다는 평이 들렸다. 결정적으로 폴로에 혹 했던 것은 2490만원이란 가격임을 고백한다. 물론 폴로를 살 바에야 큰 국산차를 사겠다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차의 크기로 가격을 매기는 사람들은, 인생의 의미는 알지 몰라도 재미는 절대 모르는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아주아주 잠깐 타 본 폴로는 그 가격이 비싸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었다. 오래 만나야 매력이 느껴지는 여자와 달리 딱 한눈에도 '오. 괜찮은걸?' 이란 생각이 들고 앞에 앉아 이야기 해보니 수수한 외모와 달리 내면은 꽤나 매력적인 여자였다. 작고 가벼운 차체가 가질 수 있는 특징들에 넘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충분하고 매칭 좋은 90마력 짜리 엔진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디자인이 문제. 별로 예뻐 보이는 프로포션은 아니다. 한마디로 내 취향은 아니라는 것. 

사실 5세대 부터 골프를 염두에 두고 있었으니 그동안 꽤 많은 차량이 미끼를 던졌다. BMW 120D, 피아트 500, 시트로엥 D3, A3 해치백과 세단까지. 뭐 이것 뿐이겠나. 120D를 보다가 그럴 바에는 아예 3시리즈가 좋겠지, 이런저런거 하면 5시리즈… 하다 통장 잔고 확인하고 바로 접고... 이렇게 먼 길을 돌고 돌고 돌아 결국 골프 2.0 TDi로 마음을 굳혔다. 참 멀리도 돌아 왔지만 이제는 돌아와 쇼윈도우 앞에 선 내 자동차 같은 골프다. 

다음 포스팅은 딜러 선정과 계약과 관련된 내용이겠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 다음 포스팅 보기 


by bikbloger | 2015/04/21 22:27 | VW Golf 2.0TDi 7세대 롱텀시승 | 트랙백 | 핑백(3)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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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성인용품 at 2015/06/27 17:45
골프 정말 정말 같구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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