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리뷰 : 120만원의 이어폰 슈어 SE856

아주 짧은 시간만 청음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소리에 더 집중을 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아니면 무려 120만원이 넘는 초울트라스런 가격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밸런스드 아마추어를 무려 4개나 집어 넣었기에 정말 소리가 좋았던 것일까? 아직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좋은 것은 사실이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몇몇 모델을 제외하고 무시무시한 가격을 가진 이어폰은 생김새도 보청기를 닮은 무시무시한 디자인을 갖고 있다. 슈어의 끝판왕 모델인 SE846 역시 그렇다. 

모르는 사람에게 가격을 맞춰보라고 하면 아마 12만원도 안 부를 생김새지만 소리는 그렇지 않다. 제품의 특징을 보면 4개의 BA(저음에 2개, 중고역에 각 1개씩)을 집어 넣었지만 사이즈는 전작인 SE535와 비교해도 별로 크지 않다. 케이블의 외피는 좋은 스피커의 트위터로 사용되는 재질인 케블라 소재. 당연히 안쪽은 무산소동선(OFC)을 사용했다. 가격이 가격이니 만큼 액세서리 역시 많다.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내부의 노즐을 교체할 수 있다는 것. 물론 이 노즐 교체를 통한 소리의 변화가 상당히 크다. 


유닛이 있는 쪽의 케이블이 빳빳한 재질로 마감되어 있고 귀에 유닛을 꽂은 후 케이블을 둥글려서 착용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또한 귓바퀴에 딱 밀착되지 않으면 착용감과 차음성은 많이 떨어진다. 반면 올바르게 착용하면 이 두 측면에서는 더 바랄게 없다. 

앞서 이야기 한대로 저음을 담당하는 BA 유니트가 2개니 엄청난 저음이 나올걸로 예상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반면 내부의 노즐을 교체해 저음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각 노즐은 색으로 구분되며 이름이 따로 있는데, Warm(검은색 노즐)은 저음이 더 많이 나오게, Bright(흰색 노즐)는 고음이 조금 더 많이 나오게, 밸런스드(파란색 노즐)은 딱 중간 성향의 소리를 들려준다. 심리음향상, 저음이 더 많이 나오면 따뜻하게 느껴지고, 고음이 많아지면 밝다고 느끼게 되니 이런 이름을 붙였을 것이다. 또한 로우패스 필터의 역할 덕에 저음의 퀄리티가 좋습니다. 저음이 그냥 '둥둥' 혹은 '퍽퍽'으로 들리는게 아니라 (살짝 거짓말 보태서) 베이스는 줄이 튕겨져 울리는 느낌, 드럼은 스틱의 타격 지점이 느껴질 정도다. 


이런 인이어 방식의 이어폰에서 BA유닛은 마치 자동차의 배기량과 같다. 다다익선이다. 일단 소리 공간은 이어폰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넓다. 좁은 공간에서 소리들이 서로 나오려고 아우성을 치는게 아니라… 공간의 여유가 있으니 그냥 소리가 나와도 모든 소리가 명료하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특히 보컬을 포함한 중음역대는 귀 가까이에서 들리고, 저음이 그것을 감싸 안고 있는 소리 배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드럼 소리였다. 고음부터 저음까지 다 있는 악기 소리가 나는 통이 놓인 위치까지 파악될 정도로 정밀하게 들려준다. Billy Cobham의 'Stratus'란 곡이 있는데, 굉장히 복잡한 드럼 솔로를 가진 곡이다. 드럼 솔로는 약 8분 50초부터 시작되는데, 넓은 공간에 드럼의 기통을 따로 떼어 놓은 상태에서 여러 명이 연주하는 느낌이 들 정도. 베토벤의 합창 교향굑의 마지막 악장의 경우 사람 목소리부터 시작해 엄청나게 많은 악기가 저음부터 고음까지 쏟아져 나오고 이걸 제대로 재생하는 것은 휴대용 기기에서는 어려운 일인데, 이 물건은 이걸 재생한다. 가장 마지막 악장의 16분 정도 부터 들어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 부분이 제일 복잡하니까. 

# 아. 사진을 좀 더 찍어 놓을걸… 소리를 듣느라 정신이 혹 팔려서 이 모양… 


사실 노즐을 선택해 소리의 성향을 바꿀 수 있으니 각 대역별 특징이란 것이 무의미할 수도 있겠다. 가장 기본적인 밸런스드 노즐로 들어본 성향은 이랬다. 저음은 '퍽퍽'과 '둥둥'의 중간 정도. 보통 너무 힘이 있으면 퍽퍽 소리가 나고 힘이 좀 떨어지면 둥둥 소리가 나는데 그 중간 소리가 나오면서 이렇게 힘 있게 내기가 쉽지 않은데, 역시 4개의 BA 유닛을 돌리니 이런게 가능한듯. 중음의 경우 기타 사운드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다운피킹을 하고 나서 생기는 잔향까지 다 들린다. 고음은 상당히 좋은 해상도라고 표현된 제품들의 경우 고음의 양이 많거나 소리가 귀가 아플 정도로 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모델은 꽤 노랜 시간을 들어도 귀가 피곤하지 않았다. 특히 기타의 주된 음역대인 중음을 잘 재생하는 경우 치찰음(혀가 입천장이나 입술을 스쳐야 하는 t나 s발음을 할때 들리는 소리)이 굉장히 강조되는 경우가 있다. 이 제품은 치찰음이 들리긴 하지만 그게 신경을 거슬릴 정도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들린다. 한마디로 괴물이다. 


이 밖에 구조 및 특장점에 대해서는 제조사가 만든 홍보 영상을 참고하시는 편이 좋을듯. 전자기기나 이어폰류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런 물건은 그냥 군침만 삼킬 수 밖에 없다. 좋은 것은 알지만, 가격이 세자리 숫자니까. 물론 최고 레벨까지 단박에 올라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냥 이걸 사면 되겠다. 이것 보다 좋은 소리라고 한다면 아마 맞춤 이어폰이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by bikbloger | 2014/02/26 20:07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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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전천우 at 2014/06/28 19:55
https://www.youtube.com/watch?v=iL9P6xTItBo 포스팅한 내용 잼있게 보고있읍니다 작곡가 전우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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