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매거진 B : 브랜큐멘터리 잡지 #2
드디어(?) 혹은 이제서야 겨우 <매거진 B>의 두번째 리뷰다. 이번 리뷰에서는 잡지의 내용과 함께 <매거진 B>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 할 예정.

지난 리뷰는 보기는 여기로

월간지라면 매달 중순, 혹은 말일에 발행된다. 그리고 모든 잡지는 창간호가 가장 볼만 하다. 다들 꽤 오랜 시간 동안 준비를 해서 창간호를 만들기 때문이다. <매거진 B>의 창간호 주제는 재활용 가방인 프라이탁(FREITAG). 많은 마니아를 거느리고 있고, 그들이 이야기 하는 대로 좋은 브랜드가 가져야 하는 '아름다움과 가격, 의식과 실용성'의 측면을 만족시키는 브랜드다.


1. <매거진 B> 창간호 - 프라이탁

역시 오랜 시간을 준비했던 만큼 이렇다 할 오류는 찾기 어려웠다. 특이한 점이라면 발행인의 '창간의 변'보다 프라이탁 사용자로서의 인터뷰가 먼저 나온다는 것. 예의 삐까뻔쩍한 광고가 들어가야 할 자리에는 프라이탁을 메고, 들고 있는 사람들의 사진이 있다. 그런데 앞 부분에도 나오고, 뒷부분에도 나온다. 조금 어색하다고 해야 할까? 물론 화보라 보면 되고, '광고 대신 사진'으로 받아 들인다면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그냥 한때 잡지를 만들었던 시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아마 생경함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들었던것 같다.

재미있는 표현. 목차 혹은 콘텐츠 또한 이번 호 내용도 아닌 Reader Manual이다. 정말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다. 그런데 이 숫자들은 뭘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

이 페이지는 프라이탁을 사용하는 국내외 많은 이들의 의견을 모아 놓은 페이지. 그런데 이 페이지에는 꼭지 이름이 없다. 좋은 평가도, 나쁜 평가도 있는데 이 페이지의 내용이 조금 더 많아지면 좋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다수의 사람들의 가감 없는 평가가 많을수록, 그리고 그 평가가 좋을 수록 그 브랜드의 가치를 쉽게 알 수 있으니까. 아쉬운 것은 이 페이지를 제외하면 프라이탁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찾기 어렵다는 것.

광고와 협찬으로 부터 자유를 얻은 잡지만 할 수 있는, 정말 독특하고 적확한 콘텐츠일 것이다. 물론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의 느낌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에서 이런 잡지는 유일하기 때문에 부려보는 욕심이다.

가방 곳곳의 특징을 알려주기도 하고 직접 제품을 들고 실험을 하기도 한다. 문득 협찬 받은 제품에 스크래치 하나만 생겨도 난리를 치며 걱정스러운 얼굴을 했던 홍보대행사 직원의 눈빛이 떠올랐다.

요즘 유행하는 인포그래픽.


2. <매거진 B> 2호 - 뉴발란스

두 번째 잡지는 보통 창간호를 따라 가기 마련. 반면 <매거진 B> 2호는 콘텐츠 배열이 다소 달라졌다. 창간호에 있던 사용자 평가 페이지와 함께 몇몇 콘텐츠가 뒤쪽으로 옮겨 갔다. 다만 발행인의 노트 이전에 인터뷰가 나오는 의외의(?) 편집은 여전했다. 물론 연예인이긴 하지만...

아. 그리고 readers manual의 숫자를 궁금하게 했던 1호 이후 2호는 페이지 왼쪽 아래에 이 숫자를 넣어 자연스럽게 어떤 의미인지 알게 했다.

모든 잡지에서 구두나 운동화는 아직 한번도 신지 않은 듯한 깔끔한 모습이다. 반면 이번 호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직접 신은 - 그래서 자연스럽게 낡아진 - 모습들을 그대로 보여준다. 생경하지만 신선하다.

이번 호의 아쉬운 점은 뉴발란스는 발이 작거나 큰 사람을 위해서 직접 사이즈를 측정하고, 그대로 만들어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용 중에는 그런 것을 보지 못했다. 명품이 아닌 개인의 상황에 맞춰 제품을 만들어 주는 것은 대단히 멋진 일인데... 이 내용이 - 사실이라면 - 빠진 것은 아쉽다.


3. <매거진 B> 3호 - 스노우피크

세번째 <매거진 B>는 그들의 예고대로 1~2월호의 합본호였고 그만큼 두껍다. 대신 무게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표지를 열고 안쪽의 종이를 넘기는 느낌이 달랐다. 2호까지 썼던 종이를 형량(무게가 가볍고 두께가 얇은 종이)이 가벼운 종이로 바꿨다. 보통 이렇게 종이의 형량을 바꾸는 잡지는 많지 않다. 그만큼 신경써야 할 것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3호에서는 사용자의 평가 페이지의 분량이 늘면서 앞으로 왔고, 1호와 2호에서처럼 편집장의 editorial 이전에 인터뷰 기사가 나오는 낯선(?) 페이지 배열도 사라졌다. 전체적으로 체계가 잡혀간다는 느낌이랄까? 다만 합본호였기에 시간이 없어서 그랬는지, 여기저기 실수가 눈에 띈다.

흰색 바탕에 흰색 글씨. 이미지를 전체 페이지에 배열할 때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이미지의 색이다. 특히 이런 식이라면 고민이 될 수 밖에 글씨의 색이 검은색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디자인이 안 산다. 결국 흰색 글씨에 그림자를 주는 방법으로 피해가려 했지만 아쉽게도 가독성이 떨어진다.

이천희가 스노우피크 마니아인줄은 몰랐던 사실. 근데 이 문장은 좀 이상하다.

가격 표시 중간에 콤마가 빠졌다.

설봉. 스노우피크의 한자 표기인데... 잘 모르긴 해도 설봉과 스노우피크로 표기된 제품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이 차이를 좀 이야기 해줬으면 좋았을 듯. 언제나, 어느 상황에서나 잡지에게 중요한 것은 디테일이니까.

잘못된 문장. 옆면에 그림이 없었더라면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을지도.

사진에 핀이 엉뚱한 곳으로. 그래서 문장이 설명하는 제품의 특징을 알 수가 없다.

회색 바탕에 검은 글씨. 역시 가독성의 문제.

4. <매거진 B> 4호 - 라미

4호의 주인공은 라미. 3호의 종이를 그대로 쓰고, 페이지는 기존 호(합본호 제외) 보다 줄었기 때문에 꽤나 가벼워졌다. 이런 저런 물건이 가득한 가방에 넣고 다녀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좋다. 항상 이 정도의 무게를 유지하면 좋겠다. 잡지, 특히 패션지는 - 내용은 너무나 가벼우면서 - 너무나 무겁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구성은 3호와 비슷하다. 그래서 안정적이다.

책이 나오면 나올수록 이미지들이 점점 쌕끈해졌다. 그런데 이 페이지의 이미지는 조금 흐리멍텅하다. 뭔가 편집상의 실수가 있었던 걸까? 마찬가지로 오른쪽 페이지 역시 이미지가 살짝 깨졌다. 물론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모르고 넘어갈 수준이긴 하지만.

아. 때깔 좋은 화보들. 이 페이지들은 다른 페이지와 달리 광택이 있지만 형량은 가벼운 종이로 독자에게 무게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 광택이 있는 종이들은 지문이 잘 묻기 마련인데 이런 불편함도 없다. 훌륭하다.

4호의 실수는 뒤쪽 페이지에 집중된다. 위 이미지를 보면 두번째와 네번째의 이미지가 깨져있다. 작은 사이즈의 이미지를 늘려서 사용했기 때문이다.

다음 페이지에서 탈자 하나 발견. '만년필은 여기에 결정적 기여 합니다'라고 되어 있다.

이건 매킨토시가 처음 출시되었을 때의 광고. 제품 전체를 보여주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까? 물론 이미지가 들어가는 비율이 세로 사진이 들어가긴 좀 애매하지만.

사실 이 포스팅은 중간 정도까지 써놓고 개인적으로 공사가 다망한 관계로 나머지 부분은 무려 두 달 후에 작성하게 되었다. 그 사이 5호(브롬톤), 6호(러시)가 나와 버렸다. 그리고 정기 구독을 하지 않고 서점에서 발견할 때마다 구매를 했는데... 아무래도 정기구독을 해야 할 것 같다. 자. 이제 <매거진 B>에 독자 입장에서 원하는 것을 이야기 해 볼 차례.

* 리뷰 섹션을 만들어 주시길
현재도 제품을 사용하면서 느끼는 단상들을 담은 Essay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상. 이런 단상도 중요하지만 제품의 명확한 단점과 장점을 보여주는 콘텐츠 - 진정한 비협찬, 비광고 매거진만이 할 수 있는 - 가 절실하다. 이건 대한민국에서 당신들 밖에 못하는 거니까. 광고주로부터 자유로운 최고의 제작 환경을 누리는 잡지가 가져야 할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면 너무 거창할까?

* Stand TALL!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것을 바란건 아닌지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현실을 분연히 떨치고 일어난 당신들이 자랑스럽다. 끝까지 버텨주기 바란다. 이 포스팅은 한 때 이런 현실에 몸 담았던 bikbloger의 필답 고백이다.

책을 보는 보통사람들은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넘어갔을 깨알 같은 지적들은 다년간 종이밥을 먹었기 때문에 얻어버린 직업병이며, 이 리뷰는 '진짜 잡지'에 대한 비판으로서의 지지다.





by bikbloger | 2012/05/28 22:03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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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t;를 발견했다. 그리고 &lt;매거진 B&gt;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에 요런 리뷰를 쓰기도 했다. [리뷰] 매거진 B : 브랜큐멘터리 잡지 #1 [리뷰] 매거진 B : 브랜큐멘터리 잡지 #2 리뷰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이 이단의 잡지는 매달 하나의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어떤 광고도, 협찬도 받지 않는다. 책 안에 삽 ... more

Commented by 식용달팽이 at 2012/05/29 10:02
좋은 잡지로군요!! ㅋㅋ
Commented by bikbloger at 2012/06/04 14:07
예. 정말 훌륭한 잡지입니다.
Commented by 진짜 대단한 at 2012/08/09 14:59
이런 독자가 보는 잡지라면...좋은 잡지 등장이네요. 역시 잡지를 만드신 분이여서 그런지...매거진 B는 참 좋겠습니다. <독자의 품격>이네요!
Commented by bikbloger at 2013/03/20 15:04
어익후. 과찬이십니다~
Commented at 2016/03/10 2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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