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의 소맥잔 & 쏘맥잔
인터넷 서점 알라딘. 다른 대형 서점에 비해 혜택은 좀 적지만 이곳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국방부가 선정한 불온서적 30권이 발표되자 마자, 여기 속한 책들을 묶음으로 파는 기막히고 절묘한 이벤트와 같은 재미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에도 비슷한 것으로, 김훈과 은희경의 소맥잔 증정 이벤트. 약 220여권의 대상 도서 중 3만원 이상을 구매하면, 여러 가지를 보너스로 받을 수 있는데 그 중 김훈의 소맥잔과 은희경의 소맥잔이 있는 것.
김훈의 소맥잔의 비율은 85:15(물론 소주가 15지만 취향(?)에 따라 반대로 즐겨도 된다). 표시된 두 개의 점선에서 아래쪽에 소주 15부, 위쪽의 점선에는 맥주 85를 채우면 김훈이 즐기는 소맥이 된다. 싸인 바로 아래에 '가자!'라는 문구와 화살표는 그가 쓰는 첫번째 원고지에 항상 쓰는 문구라고. 9:1도 아니고 8:2도 아닌 8.5:1.5라니. 이 비율은 그의 성격과 일치한다. 그는 <칼의 노래> 첫문장을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와 "버리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를 놓고서. '이'와 '은'의 우주적 차이만큼이나 심오한 비율 아닌가. 물론 이와는 반대로 넣어도 무방하다.

그리고 회사에 굴러 다니는 또 하나의 소맥잔이 있었다.
소맥잔이 아니라 '쏘맥잔'이다. 확실히 풍류보다는 실용에 가까운 네이밍. 그래서 잔의 표시 역시 확실히 그렇다. 그런데... 소주와 맥주의 황금비율이 3:7이었던가. 이건 좀 아닌것 같은데... 술은 참으로 신기한 것이 마시는 술에 따라 그날의 화제가 달라진다. 소주에 삽겹살, 맥주에 치킨, 와인에 치즈 간에는 많은 차이가 있지 않은가. 치즈를 곁들인 와인을 마시면서 하는 인생 이야기에 어울리는 배경음악은 'La vien Rose'고 소주에 삽겹살은... 김광석의 '서른즈음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이와 비슷하게 비율에 따라서 대화의 주제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두 가지 소맥잔의 크기 비교. 잔만 놓고 봐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니, 명확히 구분이 가능하며 술과는 빼놓을 수 없는 담배갑이 등장해 주신다. 잔을 포개어 보니 쏘맥잔이 김훈의 소맥잔 안에 들어간다. 사진에서도 잘 보이지만 쏘맥잔의 색은 소맥잔 보다 조금 노랗다.

개인적으로 술을 잘 못마시기 때문에 이 잔을 활용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커피를 마셔본다. 아래쪽 15분에 물을 넣고 위쪽 까지 커피를 채워봤다. 이 맛 조차 심오한 느낌이다. 85:15는 우주의 심오한 차이의 비율인지도 모르겠다.



by bikbloger | 2011/02/06 02:41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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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Andrea at 2011/02/06 17:21
두 잔 모두 귀엽네요~ㅎ
Commented by bikbloger at 2011/02/08 10:08
예. 아주 귀엽죠. 현재 김훈님의 소맥잔은 영수증을 넣어두는 용도와 함께 리뷰가 잘 써지지 않는 경우 전의를 다지는 용도로 사용중입니다.
Commented by 김청수기자짝꿍 at 2011/02/07 03:01
오랜만이죠? 고기자님 아니 이젠 고부장님이시죠. 자꾸 입에 붙어서.^^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새해는 건강관리도 좀 하시구요.
여전하시군요, 재미있는 글솜씨. 잘 읽었어요. 읽다 보니 쏘맥이 땡기네요.
(책책책 책임져. -->너무 20세기적인... -.- )
암튼 꽃피는 춘삼월에 꼭 한잔해요!
Commented by bikbloger at 2011/02/08 10:08
오랜만이어요. 재미있는 글솜씨라니... 과찬이십니다. 소맥 폭탄은 아니어도 가볍게(?) 한잔...
Commented by 洞帆 at 2011/02/07 11:15
아~ 이 잔이 갖구 싶어요.
정말 갖구 싶네요 ㅋㅋ
후딱 한번 알라딘 가봐야겠는걸요 ㅋㅋ
잘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bikbloger at 2011/02/08 10:09
예. 아직 수량이 있는듯. 알라딘은 언제나 신선하죠?
Commented by dhkgkgk at 2011/02/11 10:56
완전 탐나는 잔인데 너무 늦었나봐요ㅠㅠ
아쉽군요ㅠㅠ
Commented by bikbloger at 2011/02/11 11:51
아. 그렇군요. 아마 제가 막차에 올라탄듯.
Commented by 오잇 at 2011/02/14 07:05
요거 ㅋㅋㅋ 씬기해서 검색해보다 들어오게됐네용!
알라딘에서 다시 행사해용~ ㅎㅎㅎㅎ
Commented by bikbloger at 2011/02/14 09:57
오옷. 감사합니다. 다시 하는군요. 그런데 은희경 작가의 소맥잔은 오링난듯. 개인적으로는 김훈의 문장이 훨씬 더 멋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10211_f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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