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100만원 짜리 아이팟용 스피커의 실력
우연한 기회로 며칠 동안 써보게 된 JBL의 MX100 리뷰입니다. 아직 국내에는 미출시. 8월말 혹은 9월경에 출시 예정입니다. 현지 가격은 $1025, 국내는 100만원에서 살짝 빠지는 가격이 될 예정이랍니다. 반납을 해야 하는데 하기가 싫다는...

당신에게 음악의 의미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분명 연령대 별로 다를 것이다, TV 속 가수들에 빠져 있는 10대에게 음악은 ‘우리 옵하들의 아름다운 목소리’일 것이며 이 시절을 지난 20대에게는 ‘여러 엔터테인먼트 중의 하나’ 정도일 거다. 그 보다 더 오래 산 30대에게 음악은 ‘생활의 배경음’ 정도일까? 확실한 것은 어떤 세대를 막론하고, 음악에 대한 의미와 태도 등은 분명 예전보다 가벼워졌다는 것.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 JBL MX100은 여전히 음악을 음악 자체로 존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을 위한 물건이다.
한때 스테레오 파일이었던 bikbloger를 비롯해 지금까지 스테레오 파일인 이들에게, JBL은 이미 단종 된지 한참 지났지만, 여전한 상당한 중고가를 자랑하는 ‘4344 스피커’의 제조사로 각인 되어 있다. 거의 매번 방학마다 노가다, 학기 중에는 잠을 버리면서 아르바이트를 해 꾸깃꾸깃 모은 돈으로 지른 매킨토시 MC275에 꽂힌 KT88의 빨간 불빛을 보며 음악을 듣던 사람을 알고 있다. 음악의 청취환경 변화에 순응한 나머지 그 역시 이제 파일로 음악을 듣지만, 그 태도는 진지하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제품이 있으니, 바로 하이엔드 아이팟도킹 시스템들이다.
이미 보스나 클립시 등은 물론이고 크고 작은 오디오 제조사들에서 다양한 아이팟용 도킹시스템을 출시했다. 이 물건 역시 JBL의 첫번째 아이팟도킹 시스템은 아니다. JBL MX100은 ‘표면적’으로 아이팟을 위한 도킹시스템. 역기서 표면적이란 표현을 붙인 이유는 MX100이 FM 라디오와 CD 플레이어의 역할은 물론이고, 별도의 서브 우퍼 구동은 물론 아이팟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아이팟 독을 분리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뒷면의 모습. 한국/싱가폴/중국의 FM 주파수를 자동으로 선택할 수 있는 스위치는 이 제품의 타깃을 대변한다. 아날로그/디지털 입력(AUX 1), 콤포지트 입력(AUX 3), 서브우퍼 출력, 콤포지트 비디오/S-비디오까지 출력한다. AUX 2는 정면 우측 하단의 3.5mm 스테레오. 뒷면에 베이스 리플렉트 홀이 있음을 고려해 벽면에서 일정한 거리를 띄워주는 센스가 필수다.

아이팟과 함께 있는 사진을 보면 MX100의 사이즈가 짐작될 것이다. 이 넉넉한 사이즈를 바탕으로 5인치 우퍼 2개, 1.3인치 트위터 2개가 6옴 임피던스로 구동된다. 출력은 30w, 음압은 87dB, 신호대잡음비는 75dB, 무게는 8.2kg으로 묵직한 편. 책상 위에 올려놓기에 부담스러운 사이즈와 무게로 작은 매장이나 가정의 메인시스템으로 사용하는 쪽이 더 잘 어울린다. 뭔가 이상하다고? 그렇다. MP3 플레이어조차 신호대 잡음비를 90dB로 표시하는 시대에 꼴랑 75DdB라니.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스펙의 숫자는 권력이 될 수 없다(어떤 의미에서든).
디자인의 전체적인 느낌은 넙적한 원통을 예리한 칼로 싹둑 잘라낸 모습. 그리고 잘려진 단면은 디스플레이다. 글자가 크고 시원스레 표시되는 디스플레이는 다양한 상태와 정보를 표시해준다. 아이팟을 독에 올려 놓으면 connecting 이란 메시지가 몇 번 깜빡이고 연결 되며, 재생 중에는 뮤지션과 곡 제목까지 보여준다(물론 아이팟에 저장된 음악의 태그정보가 정리되어 있어야 하지만). 현재 한글은 지원하지 않는 다는 점은 아쉽다.
아이팟이 연결 되면, 우측의 버튼이나 리모컨을 통해 이전 / 다음곡을 선택할 수 있다. 리모컨을 통해 재생목록을 이동할 수 없다는 점 역시 아쉽지만, 이는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들 역시 마찬가지. 리모컨으로는 소스 선택과 다양한 설정들이 가능하다. 다만 100만원이 넘는 제품의 리모컨이라 하기에는 만듦새나 마감이 떨어진다. B&O 수준의 디자인을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MX100의 소리 성향은 과거 JBL 스피커들처럼 호쾌하고 시원시원하다. 사실 두 스피커의 거리가 가까울 수 밖에 없는 것이 일체형 시스템의 생래적 한계지만, MX100은 두 스피커 사이의 거리를 최대한 띄우고 전면 베플 구조를 살려 정면이 아니라 약간의 벌림 각을 두고 스피커를 배치했다. 볼륨을 키우고 멀리 떨어져 소리를 들으면 설치 위치가 자유로운 스피커와 비교하면 분명 좁은 음장이지만, 기존 일체형 시스템들에 비해 꽤 넓은 음장을 형성한다.

MX100에는 별도의 EQ나 음장 설정은 없다. 또한 고음과 저음의 밸런스 등도 전혀 조절할 수 없다. 일반적으로 이런 설정은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저렴한 물건이거나 특별히 사용자가 조정하지 않아도 언제나 좋은 소리를 뽑아 주거나. 물론 MX100은 후자다. MX100의 소리는 과거 JBL 스피커들이 그랬듯 저음은 힘 없이 불불거리며 퍼지지 않는다. 고음의 해상도 역시 뛰어나지만, 극한까지 치달려 귀를 자극할 정도의 카랑카랑한 소리는 아니다. 중음 역시 고음과 저음 사이에서 존재감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치고 나온다. 전반적으로 이 제품이 들려주는 소리는 시원함과 부드러움의 양가성을 갖고 있다. 일체형 제품 중 출력이 달리는데다 스피커 크기까지 작은 시스템에서 롹음악을 들었을 때의 스트레스 같은 것은 없다.

개정된 저작권법 때문에 이미지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자리에 들어갈 이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영화 <미션>의 OST, 박지윤의 새앨범 <꽃, 다시 첫 번째>

필청 음악은 영화 <미션>에 등장하는 ‘Gabriel’s Oboe’다. 다만 영화 사운드트랙 보다 Fir Na Keol의 데이빗 에그뉴 앨범에 있는 연주(미션 OST의 수록 곡 역시 그의 연주)를 추천한다. 그리고 최근 6년 만에 박진영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 앨범을 낸 박지윤의 ‘바래진 기억에’다. 모두 MP3포맷의 192kbps 전송률의 파일 이었지만, CD가 부럽지 않은 소리로 MX100의 성능을 유감없이 자랑했던 곡들. 만약 이 시스템을 지른다면 꼭 들어보시길.

개정된 저작권법 때문에 이미지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 자리에 들어갈 이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윤상의 새앨범 <그땐 몰랐던 일들>, 소녀시대의 이번 싱글 <소원을 말해봐(Genie)>

의외로 실망스러웠던 음원은 윤상의 신보와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를 위시한 최신 음악들. 다른 음악에는 없었던 저음이 뭉개지는 현상이 뚜렷했다. 저음의 존재감이 확실하지만 뭉개지지는 않았던 Fourply의 1993년도 앨범, <Snowbound>의 마지막 트랙인 ‘Auld Lang Sign’에서는 없던 현상이니 결론적으로는 음원 자체의 문제일 것이다. 이는 한번 듣고 기억해주기를 바라며 게인을 심하게 올리도록 한 제작자의 욕심 탓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이들 음악들 모두 MP3 플레이어를 통해 들었을 때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우리는 묵직하고 불편한 진실 앞에서 작아지듯, 하이엔드 시스템은 음악을 발가 벗긴다. 인생의 이치 역시 여기서 멀지 않다.


장점
- 디지털 음원도 아날로그처럼 들려주는 실력
- 일체형 시스템의 한계를 잊게 만드는 음장
- 비디오와 사진을 지원하는 아이팟의 영상 출력
- 아이팟이 없는 사람도 사용할 수 있는 포용력
- 별도의 서브우퍼 사용에 대한 배려
    (물론 서브우퍼 없이도 저음은 차고 넘친다)

단점
- 누구나의 접근을 막는 힘든 가격
- 조절 할 수 없는 고음 / 저음의 양
- 하이엔드 특유의 낮가림에 의한 음원 선택의 고민




by bikbloger | 2009/08/01 18:32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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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si at 2009/08/03 21:04
히야.. 100 만원 이라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는 그냥 이어폰이나 고가의 스피커의 음질을 차이를 못 느끼겠던데... 귀가 안 좋은 것일까요?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9/08/03 22:07
아. 제가 이 물건을 지른 건 아니구요.ㅎㅎ(지르고 싶어도 돈이 없다는) 이어폰과 스피커의 구별은 경험이 쌓이지 않아서 일겁니다. 계속 듣다보면 구분이 된다지요. 그리고 음질의 차이라기 보다는 음장감의 차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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