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Dazed & Confused 한국판 8월호
4호째 Dazed & Confused 한국판이 나왔다. 실제로는 더 빨리 나았고 8월 첫날에 전달된 8월호 건만, 본 블로거의 게으름 때문에 이제야 늦은 리뷰를 올린다. 먼저 총평부터. 이제 Dazed & Confused 한국판은 모든 면에서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할 수 있다. 텍스트는 물론 화보에까지 이들만의 스타일이 보이기 시작했다. 모든 페이지에 이들의 콘셉트인 -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 옷 잘입지만 머리는 비어 있지 않은 혹은 옷 잘입는 것과 문화적인 것은 하나라는 것이 인상적으로 완성되어 있다.
3호와 4호와의 가장 큰 차이는 내용이다. 그렇다고 3호보다 비주얼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다. 비주얼의 기반 위에 주제를 향한 텍스트의 응집력이 강해졌다. 그 정점은 바로 이번 호의 스페셜 이슈인 Life Goes On이다. 부제는 고독한 거장들의 메시지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이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이란의 아바스 키에로스타미의 영화중 하나인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에서 차용해 온 것이리라. 본 블로거는 이 영화를 보지 못했기에, 영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이 특집 기사를 보면 혹시 영화는 흑백이 아니었을까를 상상해본다.
사실 잡지에서 흑백 페이지는 계륵이다. 디자인을 잘못하면 참으로 없어 보일 수 있는 위험서이 있지만 D&C 8월호는 이 함정을 잘 피해갔다. 폰트와 레이아웃, 사진과 주제를 향한 응축된 힘 덕분이다. 이 페이지의 주제는 여전히 거장이지만, 이제는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든 이들의 삶을 다시 조명한다.
이들이 거장인, 혹은 조명 받아야 하는 이유는 흑과 백만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타협을 모르고 이것 아니면 저것인 삶. 그래서 흑과 백은 강하다. 이 기사의 주인공들은 서양화가 강형구, 디자이너 김지해, 색소포니스트 강태환, 영화의상 제작자 김유진, 음반콜렉터이자 전 시완레코드 사장인 성시완이다.

이번 호 역시 이들은 사회적 이슈에 둔감하지 않았다. 세상에 이런 티셔츠라니.
기사를 보고 하단에 있는 웹사이트를 잽싸게 방문했지만 역시나 SOLD OUT. 허탈한 마음으로 사진을 자세히 보니, 프론트맨은 무려 색안경을 끼고 이명박과 박정희가 조화된 얼굴을 한 인물, 뒤에는 그 뒤로 전두환이 손을 흔들고 있으며 한쪽에는 김정일의 모습도 있다.
여전히 컬러와 스타일 작렬의 패션화보
일반 기사도 이정도의 용감한 발색.

그리고 이번 호부터 시작된 부록인 Dazed & Confused An Annexed Paper. 쉽게 말하면 별책부록이다. 아니, 정확히는 한 면은 브로마이드, 다른 면은 다양한 메이커들의 보도자료다. 이 보도자료의 영역 또한 다채롭다. 이 잡지를 보는 사람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을 프레지던트 호텔 내 일식당 동해가 인테리어를 새로 했다는 내용과 관심이 있을 법한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고 있는 2008 시네바캉스서울에 대한 내용이 한 페이지에 담겨있다.
이런 이종격투기 링 위에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는 - 서로 다른 격투기를 연마했기에 생각 역시 다를 것이 분명한 - 선수를 바라보고 있는 심판의 입장이 바로 D&C의 콘셉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심판은 싸움보다는 화해에 관심이 있다. 이 두 선수의 이름은 패션과 문화. 많은 사람들은 화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 두 가지는 사실 크게 다른 것이 아니다. 패션에도 문화가 있고, 문화에도 패션(유행)이 있는 법이니까. 이 미묘한 교차점에서 서 있는 잡지. 바로 Dazed & Confused다.

이제 9월호를 기다릴 차례다.



by bikbloger | 2008/08/13 21:38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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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INA at 2008/08/14 00:09
영국에서 굉장히 좋아했던 잡지인데 한국에 창간되어서 궁금했는데 감사합니다. 살까말까 고민했는데 사봐야겠어요~ :D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8/08/14 10:44
옙. 지르시는 겁니다.
Commented by CUTNPASTE at 2008/08/14 01:33
원하던 대로 포지셔닝되고 있군요.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8/08/14 10:45
예. 외부에서는 자꾸 패션쪽으로만 치우치는데... 분명 그것은 아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문화적인 내용에 관심이 많아... 패션은 주마간산으로 흝어보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applevirus at 2008/08/16 01:50
개인적으로 이번호가 가장 맘에 들어요.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8/08/16 16:21
아. 그러시군요. 한호 한호 나올수록 점점 좋아지고 있는듯 합니다.
Commented by SAM at 2010/02/24 19:57
씨네21 구독기간이 끝나고 새로 구독할 잡지를 찾고 있는데..데이즈드도 상당히 끌리네요 상상마당의 브릐트랑 고민되는데...데이즈는 아무래도 패션지 성격이 강한것 같아서..문화 전반적인걸 알고싶은데...괜한 선입견인지 몰라도 저번 데이즈드 샤이니 화보 올라온거보고..아 이거 뭔가..-ㅠ- 이쁜 아이돌 나오는 잡지보고싶지는 않은데...라는 생각에 흠..ㅋㅋ여하튼 갑자기 뒷북 댓글 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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