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Dazed & Confused 7월호
3호째 Dazed & Confused 한국판이 나왔다. 실제로는 6월에 나왔지만 본 블로거의 게으름 때문에 이제야 늦은 리뷰를 올린다.

인터넷 사이트도 그렇지만, 잡지는 정형화된 틀이 더더욱 아니다. 끊임없이 변하고(그것이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또 변화한다. 다만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 변화는 한 달에 한 번씩만 감지할 수 있을 뿐이기에 독자가 느끼는 체감은 언제나 둔감하다. 하지만 이번 D&C 3호는 독자인 본 블로거의 느낌에도 역동적이라 할 만큼의 변화가 생겼다.
지난 2호와 이번 3호의 차이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소위, 때깔. 인쇄기술은 과거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지만 디자이너의 모니터로 보는 것과 실제 종이에 인쇄된 결과물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른다. 그 이유는 모니터 상의 컬러는 RGB의 3색이지만, 인쇄에는 CMYK의 4색을 사용하기 때문. 모니터에서 봤던 용감한(vivid) 컬러들이 인쇄라는 고행을 거치는 동안 양아치의 색깔이 돼버리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나 이번 호 D&C의 화보 사진들은 CMYK가 아닌 모니터에서 보는 듯한 RGB 컬러로 인쇄를 한 것만 같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프린터 마냥 모니터를 인쇄기에 연결하거나 모니터를 잘 갈아 인쇄기에 집어넣으면, 모니터에서 보는 듯한 결과물이 나오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된 것은 아닐까?
위 사진들을 보라. 퍼플과 레드 컬러가 저렇게 나오기는 정말 어렵다. 실제로 잡지 몇 권 만들어본 입장에서 이 생각은 더더욱 그렇다.

두 번째 변화는 김애경 편집장의 에디토리얼에서 읽을 수 있는 시대상의 반영이다. 2008넌 6월 대한민국의 가장 큰 이슈는 촛불시위. 시대(어떤 분야나 장르도 중요하지만)의 요구를 충실히 따라야 하는 것이 잡지, 아니 미디어의 사명임을 떠올리면 D&C는 이 시대의 부름(이 표현이 낯설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다시 오지 못할 우리들의 청춘에 건배!)에 충실히 화답했다.

바로 이런 점에서 각종 매체에서 말하는 스타일 가득한 패션지 D&C'란 표현은, 현재 정부에 불리한 모든 상황을 만들어낸 문화적 요소들의 배후에 D&C가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2호에 이어 3호를 읽고 있는 지금, D&C는 진짜 문화잡지다. 문화와 정치, 또는 이 두 가지의 상반된 가치가 만나 만들어낸 정치 문화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요소니까. 그리고 KSY기자는 집시법 위반으로 연행되어 경찰서 유치장에 들어간 지인에게 사식 대신 D&C를 집어넣는다.
이번 호에는 뮤지션이자 <지문 사냥꾼>의 저자 이적의 단편소설, 곡괭이와 사진작가 김중만이 1975년에 찍은 사진이 들어있다. 에디토리얼 속 편집장의 당부대로 읽을만 했다.


하지만 D&C의 힘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사진 속의 인물이 누구라고 생각되나?
사진 속의 인물은 무려 박중훈이다. 최근작은 <라디오 스타>, 구작은 <투캅스>의 그 박중훈 말이다. 한때는 잘 나갔던, 그러나 지금은 잠시 잊혀진 그에 대해 꽤 많은 페이지를 할애했다. 그렇다. 문화란 연속적으로 흐르는 동시에 특정 시대의 산물이다. 비록 지금은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서 멀어졌지만, 조명이 필요한 충분한 이유가 있고, 타당하다면 언제든지 불러 세워져야 한다. 그리고 D&C는 이 독특한 지면 할애에 대해 충분히 답했다.

이제 4호를 기다려야할 때다. 다음 호의 음모, 혹은 긍정적 반전이 기대된다.



by bikbloger | 2008/07/19 20:26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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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moview at 2008/07/20 02:58
아 간만에 잡지 사고 싶어지네요.
Commented by 인스마스터 at 2008/07/21 12:00
리뷰 잘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요즘 통 잡지구독을 안했던거 같네요^^
Commented by 괴물투수 at 2008/07/24 10:01
저도 이거 샀습니다 ㅎㅎ 표지가 너무 멋져서
며칠전에 서점가보니 이번달 신간도 나왔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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