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중 추돌, 두번째 차량의 대처
집이 수원 영통이므로, 일 때문에 서울로 나가려면 경부고속도로를 타는게 제일 편합니다. 통행료가 아깝기는 해도 운전을 하는 시간보다는 덜 아깝기 때문이죠. 최근 이상하게 토요일의 경부고속도로 상행선이 밀립니다. 토요일 이 밀리는 경부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4중 추돌로... 문제의 장소는 죽전 휴게소 진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
최근 이 구간은 5차선으로 확장되었는데, 문제는 계속 5차선으로 오다가 죽전 휴게소쯤에서 다시 4차선으로 좁아집니다. 바로 이 근처에서 사고가 많이 발생합니다. 뭐. 어제의 사고는 무리한 끼어들기로 생긴 것은 아닙니다만... 이 구간에서 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하던 중이었습니다. 정지해 있는 상태에서 '뭔가 이상해' 백미러를 보니 뒤 차가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로 '돌진'하는게 보이더군요. 이 짧은 순간에 '오늘 약속 시간 맞추기는 글렀다'는 생각과 함께,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브레이크를 더 세게 밟는 등의 추돌 준비를 했습니다.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생각이 미치기는 했지만, 충격을 자연스럽게 앞 차에게 전달하는 편이 나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추돌.

내려보니 저는 제 앞차의 범퍼를 살짝 긁었고, 제 뒤차는 뒤의 뒤차가 받고 밀어서 제차를 받았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가장 뒤에 있는 2.5톤 마이티 트럭이 바로 앞에 있는 차(소나타3)를 들이받고, 소나타3가 제 차를 받고, 저는 그 충격에 밀려 앞차(구 SM5)를 받았죠. 아. 이거 말로 설명하니 쉽지 않군요. 간략히 정리해 보면,

('????)SM5 - ('01)카렌스1(bibkloger) - ('97)소나타3(60대 중반 초보운전) - 마이티 2.5톤

그런데 SM5 운전자는 '뒤차가 앞차를 물어주면 된다'고 이야기하며 바쁘다고 제 연락처만 훌렁 받고 가버립디다. 제 뒤차는 사고 경험 및 처리 경험 전무 + Panic 상태, 가장 뒤 트럭운전자는 '자기는 바로 앞차만 물어주면 된다'고 주장하더군요. 저는 '아니다. 당신이 앞차를 민 상태에서 나를 받았고, 나 역시 그 여파로 앞차를 받았으니 당신이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가장 흔하디 흔한 '안전거리 미확보'의 카드를 꺼내더군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높은 언성과 거친 욕설이 난무하기 직전, 어디선가 견인차 2대가 번개처럼 등장.
아. 이 분들, 노련합니다. 보기만 해도 그 자리에서 정황 파악을 해버리고 단숨에 차를 끌어 죽전 휴게소로 들어가더군요.

견인차 기사들은 제게 '충격을 느낀 회수'를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1번이라고 했습니다. 1번이면 제가 이야기 한 것이 맞고, 충격이 2번이면 뒤 차가 저를 먼저 받은 후에 다시 트럭이 소나타3를 받은 것이 됩니다. 1번이면 가장 뒷차가 앞의 3대를 보상해야 하고, 2번이라고 하면 세번째 차량이 두번째, 첫번째 차량을 물어주고, 트럭은 세 번째 차량만 변상하면 되는 것이죠.

충격은 한번이라는 제 이야기에 트럭 기사는 제게 '그걸 어떻게 확신하냐'고 따져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백미러로 뒤 차가 내 차를 박을 것을 예상했다. 추돌 사고를 준비하던 상태였기 때문에 정신이 없지 않았다'고 해주었죠. 그래도 트럭 기사는 인정을 못하는 눈치. 견인차 기사들은 '우겨도 소용없다. 경찰을 불러도 똑같이 이야기 할거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견인차 기사들이 이 사고를 처리할 법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 아니겠습니다만, 자칫 억울할 뻔한 상황에서는 도움이 되더군요. 물론 이들은 짧은 거리를 견인했으니 대당 4-5만원의 비용을 트럭 운전자가 가입한 보험회사에 청구하겠죠?(뭐. 그 이상의 이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잠시 기다려 렌트카를 받고 출발했습니다.

피해 상황은 뒤 트렁크, 범퍼, 그 아래쪽 머플러 등등입니다. 물론 저는 전혀 다치지 않았습니다. 사고 처리가 대물은 물론 대인까지 되어 있으니... 병원에 가볼까란 생각도 있습니다만, 제 뒤차의 상태를 보니 수리할 비용이면 차라리 한 대 사고도 돈이 남을 정도로 깨졌습니다. ㄱ 자로 꺾여진 보닛 안쪽을 보니, 라디에이터 그릴이 깨지고 엔진은 위로 솟아있더군요. 뒤쪽 트렁크도 많이 찌그러졌구요.

정리해보면...

1. 충격의 회수를 기억하라.
2. 안전거리 미확보는 모든 경우에서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3. 한쪽이 우기는 애매한 경우는 경찰을 불러라.
4. 가급적이면 사고 현장을 떠나지 말아라.


정도가 되겠군요.

생각해보니, 이 차를 타면서 크고 작은 사고들이 대략 6-7회 정도 있었습니다. 그 중 자동차 병원에 들어간 것은 이번이 세 번째네요. 크고 작은 사고에도 저를 다치지 않게 보호해준 제 8년차 애마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차와 사람도 궁합이 있다고 하는데... 궁합이 나쁘지는 않은 듯. 운행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고장이 몇 번 있기는 했지만, 고속도로 달리다 갑자기 서버린 적 한번 없습니다. 이번에 퇴원하면 엔진오일, 미션오일, 점화 플러그도 싹 교체해 줘야겠습니다.

렌트로 받은 차는 LPI 엔진이 붙은 NF소나타. 4만 5천km 정도의 주행거리 - 게다가 이놈 저놈 올라타는 그렇고 그런 사고 대차 - 였음에도 꽤 괜찮은 주행 실력을 보여주더군요. 가솔린 개조 LPG 엔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저속에서 가속력이 떨어지는 문제점도 덜 하구요. 가끔 회사일 때문에 '갈매기 아반떼'를 빌려 타는데, 이 놈은 서스펜션이 너무 물러서 고속으로 코너에 뛰어들기가 무서울 정도인데, 이 대차의 서스펜션 세팅은 하드와 소프트의 중간 정도 - 물론 얼마든지 하드하게 바꿀 수 있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으니 - 라 재미가 있었습니다. 물론 카렌스 보다 차가 긴지라 주차할 때는 불편하더군요.

역시 직진 주행과 코너링, 가속력및 주차 편의성 등 모든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폭스바겐 골프가...
결국 이런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지름의 원죄적 굴레.


걱정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들 병원에 가보라는 말씀을 잘 새겨서 병원에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by bikbloger | 2008/03/10 09:39 | Mr. Motor Rising-자동차 | 트랙백 | 덧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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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ARTH jADE at 2008/03/10 09:43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dearami at 2008/03/10 09:56
다행입니다. 평소에 시뮬레이션한게 도움이 많이 되더군요.
충격을 몇번 받았냐..라는 질문에..저렇게 명료하게..
알고 계시니..안 당하셨던 듯 합니다.

여러대의 추돌시에는 여러사람들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상..
사실추정이 가능하더군요..

안 다치셔서 다행입니다만, 병원에 한번 들러보세요..
아무렇지않게 느껴져도..3일째가..제일 아픕니다.

물리치료를 제때 받으세요.
Commented by Spearhead at 2008/03/10 11:02
자동차보다도 몸이 중요한거겠지요.
일단은 몸을 챙기는게 우선입니다. 다치지 않으셨다니 다행이네요.
Commented by Sikuru at 2008/03/10 11:06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이시네요. =)

정말 골프는 사고싶은 찹니다. ㅠㅠ
Commented by 천년 at 2008/03/10 11:58
정말..큰일 날뻔 하셨씁니당...

저도 한국 살던시절...4중이였나..5중이였나....애기 엄마가..에셈파이브 끌고..산타페...산타페가..외국차량(미군이 타고 있던밴)..그밴이 제 이글을 들이받는 사고를...산타페 뒷범퍼..완전...박살...아주머니는...정신 없이..핸들만 잡고..덜덜떨고 계시고...산타페는..차산지 얼마 안돼었다고...제게 호소하고...미군들은...오우!!오우~~ 남발하고 있고..ㅋㅋㅋ
아주머니께..연락처와...보험사 전화번호 따서...
산타페운전자한테...저는 뽑은지 한달 안됩니다....해주고...
미군한테는....아..갑자기..공업사가 생각이 안나서...카클리닉 센터..오케? 앤드..유콜 디스 넘버..오케? 해주고..ㅋㅋㅋ
저야...범퍼 기스도 없었지만..기분상 교체해주고..ㅋㅋㅋ
잠수교에서 그랬던적 있다는...
Commented by Debris at 2008/03/10 14:04
어이구 큰일날 뻔 하셨습니다. 다치지 않으셔서 다행입니다만, 혹시나 모르니 병원엔 한번 가보시는게 좋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어둠의왼손 at 2008/03/10 14:09
몸에 이상 없으시더라도 일단 병원은 가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그런데 위로 댓글 달러 와서 뜻하지 않게 골프 뽐뿌를 받는군요.

이미 검증받은 차량의 성능과 만듬새뿐만 아니라 저같은 소시민들도 조금(..보단 더 많이) 무리하면 굴려볼수도 있을것 같다... 는 착각을 심어주는 가격대가 참 유혹이 큰것같습니다.
Commented by hyunster at 2008/03/10 21:57
살짝 부딪혀서 이상없다고 생각하셔도 사실 여러군데 금가는 경우 많으니
(후유증이랄까) 꼭 병원은 가보십시오'ㅂ')!!
Commented by 원똘 at 2008/03/10 23:31
헉...
그나마 어디 다치시지 않으신게 다행입니다.
(나이들수록 느끼는 거지만 건강이 확실히 최고더군요. ㅡ,.ㅡ;;)

그리고..
VW Golf GT~~~!!!!!! 원츄~~!!! 잇힝~
Commented by 룸할매 at 2008/03/11 00:34
사고 나신 후 대차 받은 차에 대한 사용기까지 올려주시다니 대단하십니다.-_-;
Commented by Mr-Bart at 2008/03/11 00:51
다행이세요!!!!T_T 그래도 윗분들 말씀처럼 꼭 병원 한번가서 검사한번...
Commented by 코프 at 2008/03/11 00:58
8년 차 애마라 +_+

그보다 차 사고는 당장은 괜찮아도 5년이 넘은 후라도 후유증이.. -0-)
한번 검사와 물리 치료를... :)
Commented by 박주영 at 2008/03/11 09:30
천만다행입니다.
...앞으론 좋은 일만 생기실 겁니다 ^^
Commented by smilebee at 2008/03/11 20:16
많이 안 다치신게 다행이네요..

그래도 한번 검사를 받아보심이 어떠실지요.. ^^
Commented by 둥가 at 2008/03/17 00:12
큰 사고 안나셔서 다행입니다
무조건 병원가셔서 진단 받으시는 게 좋을 거 같구요. 나중에 저처럼 디스크 터지면 힘듭니다ㅠ_-
골프 좋은 차죠+_+ 파사트도 끌린다는...
Commented by 미니미 at 2012/04/18 15:47
저두 얼마전에 4중 추돌사고가 났는데 .... 세번째 차에요 ..... 근데 제가 앞차 두대가 이미 사고가 난 것을 보고 브레이크를 밟았어요 ..... 핸들을 살짝 틀어서 부딫히진 않고 범퍼가 쓸키기만 했습니다 근데 뒤에 초보운전자께서 쾅 하면서 부딫혀 차가 밀렸습니다 . 근데 앞 운전자는 갑자기 엠블런스를불러 가버리고 뒷운전자는 죄송하다면서 나와보지도 않았습니다 . 결국 저와 렉카 분이 이야기를 했고 보험회사들이오고 맨 뒷차가 백퍼 과실이 됬습니다 . 근데 제 앞차가 진술을 잘못했어요 . 사건이 있고 나흘 후에 두번 충격이 있었다고 한거에요 . 그래서 전화를 했더니 자신은 그렇게 확실히 진술하지 않았고 보험에서 이미 결정난게 있으니 걱정 말라고하네요 . 앞차가 경차라 차체가 큰 제 차 뒤의 차도 보지 못했고 당시 사건현장도 빨리 떠나버렸는데 이제 와서 이러면 제가 어떻게 해야하나요 ? 억울합니다 ㅠㅠ 글보니까 사고가 비슷해서 ㅠㅠ 도움말 주세영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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