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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뿐 아니라 음향 기기의 음질은 대단히 주관적인 것입니다. 그 사실을 알기에 이어폰 리뷰는 조심스럽습니다. 측정 장비를 통해 얻어진 데이터를 가지고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이야기하는 것도 좋겠지만, 이 이어폰은 지를만하다, 아니다를 이야기 해주는 사람도 필요하지 않을까란 생각에서 이 뽐뿌성 리뷰를 시작합니다. '님하, 소니 MDR-888이 최고셈'과 같은 리플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888이 후지다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음색이 다르다는 이야기입니다.
![]() BOX OPEN ![]() ![]() ![]() 착용감과 커넥터 인터넷에서 A8에 대한 글들을 보면 착용감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습니다. 실제로 소리를 제대로 듣는데 필요한 '적절한 착용'이 쉽지는 않습니다. 귀에 거는 부분, 본체의 길이 조절과 좌우 회전 등 상당한 자유도로 여러 부분이 움직이긴 합니다만, 처음 사용할 때는 귀에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개인적으로 어지간한 밀폐형 이어폰도 쏙 들어갈 정도로 귓구멍이 큰 편입니다만, A8은 '제대로' 착용하는데 어느 정도 시행착오를 감수해야 합니다. 일반적인 이어폰은 물론 커널형 이어폰도 힘드신 분들게 A8은 비추입니다. 대부분의 이어폰들이 24K 금도금 단자를 '좋은 음의 상징'처럼 강조하고 있습니다만 A8은 금도금 단자가 아닙니다. 이는 '그것 아니라도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다'는 자신감 혹은 객기일수도. 음질, 지를만하다 일단 A8은 일반적인 임피던스인 16Ω이 아닌 32Ω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이어폰보다 대략 1.5배 이상의 볼륨으로 들어야 비슷한 크기로 소리가 들립니다. 4개월 정도 들어본 결과 고음역대의 해상력은 발군입니다. A8을 여러 MP3 플레이어와 매칭 시켜보았지만 T9과의 매칭에서는 '드럼의 하이햇의 어느 부분을 치고 있다' 라던가 '어느 회사의 기타를 가지고 연주하고 있는 것 같다'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해상력입니다. 이 해상력이 좋으면 좋아질수록 음악은 실제 연주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받게됩니다. 그리고 A8은 좋은 해상력을 가지고 있지만 쏘지는 않습니다. 카랑카랑하지만 쏘지는 않는 부드러운 고음은 도살용 칼의 칼 끝이라기 보다 빵에 버터를 바르는 칼날을 닮았습니다. ![]() A8의 중음역대는 고음과 저음 사이에서 묵직한 존재감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부분 중음역대의 성격이 음색을 좌우하는데, A8의 중음역대는 아주 매트합니다. 자칫 기름지지 못한 소리를 들려준다는 평가를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그 정도는 아닌 듯 하군요. 또한 이 매트한 느낌의 중음역대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인식되는 저음역 때문에 A8을 '모니터링 이어폰'으로 규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모니터링 헤드폰이며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니 MDR-7506이나 7509의 소리를 들어보면 A8의 그것과는 확연하게 다릅니다. 모니터링 이어폰이라는 것은 소리의 잘잘못(?)을 가리기 위해 일반적인 이어폰에 비해 재생 주파수 범위가 훨씬 넓습니다. 게다가 각 대역의 소리들은 건조하다 못해 까칠하다고 할 정도로 즐거울 만한 감성적 요소는 모두 배제되어 있습니다. A8은 감상을 위한 이어폰이 분명합니다. 다만 그 성격이 모니터에 비슷한 것뿐입니다. 디자인을 빼면 시체? A8을 폄하하는 분들이 잘 쓰시는 말 중에 '디자인을 빼면 시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Bang & Olufsen 제품들은 비슷한 가격대를 가진 제들이 가진 소리에 미치지 못하는 음질을 들려준다는 이야기일 것입니다. 솔직히 Bang & Olufsen의 제품들이 디자인적 요소가 강조된 것은 사실입니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A8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무작정 가격만 비싼 - 수입가격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 할 예정입니다 - 제품은 아닙니다. 물론 이런 오해는 일견 이해가 갑니다. 매트한 중역대와 부족한(것으로 착각되는) 저역대 때문이겠죠. 그러나 소리 자체의 퀄리티와 각 대역의 밸런스에서는 A8이 한 수위입니다. ![]() 다 좋지만 A8의 가장 큰 단점은... 오래 사용하고 나면 다른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쓰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소니의 MDR-888의 경우, A8에 비해 저음은 많이 나오지만 고음해상력과 음장의 크기는 A8에 미치지 못합니다. AKG의 K26P 역시 888과 비슷한 성향으로 매우 답답한 소리를 들려줍니다. 각종 이어폰 사이트에 보면 A8을 '돈값 못하는 물건'으로 치부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 분들께는 일주일 동안 A8을 사용한 후에 888로 음악들어보기를 권합니다. 바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A8은 지를만한 이어폰입니다. 다만 귀가 뒤집힐 정도의 빵빵한 저음을 선호하거나 192kbps의 파일은 '용량을 많이 차지해 사용하지 않는' 분들, 좋은 이어폰은 허접한 마인드로 만들어진 음악도 좋게 들려 줄 거란 과신을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는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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