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의 명불허전, Nikon D100
세상에는 많은 카메라 제조사가 있습니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들어와서는 전통적인 광학회사보다 디지털 기기를 만들던 회사들의 제품이 더 잘나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헤아리는데 전자회사들이 우세하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그러나 이 현상은 카메라와 전자제품의 중간정도인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일명 똑닥이)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고, 훨씬 더 카메라다운 DSLR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회사는 역시 전통적인 광학회사인 니콘과 캐논입니다.

사실 D100의 리뷰는 여기저기 많이 올라와 있고, SLR클럽에 가면 D100에 대한 100개의 궁금증이란 게시물(아마 전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이 게시물만 보면 D100이란 물건에 대한 전문가가 될 수 있을 정도)도 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리뷰는 무의미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제조사의 철학, 마케팅 마인드와 함께 몇 달 동안 사용한 감성관련 품질을 이야기 해보려합니다.
DSLR 사용자들은 종종 ‘캐논이다, 아니다 니콘이다’로 논쟁을 펼칩니다. 개인적으로는 언제나 니콘의 손을 들어주고 있습니다. 사실 두 제품의 비교해 보면 답은 분명합니다. 당연히 제품 자체의 성능으로만 따지자면 캐논이 우수합니다. 그러나 바디의 만듦새나 “카메라답다”와 “신뢰성” 등의 감성 품질 영역과 작동감, 사용감에 있어서는 니콘이 한 수위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처럼 내공이 부족한 경우에는 실제로 캐논보다 니콘이 떨어진다고 해도 그 성능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것이 분명하므로 문제는 없습니다.

결정적으로 캐논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마케팅 전략 때문입니다. 캐논은 애플처럼 ‘자. 이 기능 필요하지? 그럼 상위 기종을 선택해’라는 식의 제품 라인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니콘은 후속으로 출시된 하위 모델이 이미 출시된 상위 모델에 비해 훨씬 좋은 기능과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즉, ‘스펙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음. 이 정도 기능이면 만족하십니까?’라는 느낌이랄까요? 물론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으로 돈을 벌어야 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니콘의 방식은 손해보기 딱 좋은 마케팅전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바꾸지 않는 그들의 뚝심에서 작은 감동을 느낍니다.
최근 저가형 DSLR이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이 제품군은 플라스틱 바디인 경우가 많지요. 프라스틱은 가볍지만 강도에 대한 안정성이 담보되어 있지 않습니다. 특히 외부충격의 세상과 맞서야 하는 DSLR의 경우, 플라스틱은 왠지 불안합니다. 필름 시절의 명바디 F80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D100은 마그네슘 합금을 사용해 튼튼하고 가볍습니다. 게다가 보급형 DSLR에 비해서는 크지만 플래그십보다는 작은 - 어찌보면 애매하지만 반대 급부에서는 균형을 잘 맞췄다는 평가가 가능한 - 크기입니다. 여기에 세로그립을 붙이면 매체의 사진기자들이 현장에서 사용하는 프레스 스펙의 제품과 비슷한 외관으로 변신합니다. 어디가서 뽀대로도 밀리지 않는다는 이야기. 사실 최근 출시되는 보급형 DSLR은 실제로 뽀대 면에서 밀리는 느낌입니다. 예. 물론 D100은 무겁지 않은가? 라는 의견도 있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DSLR은 적당히 무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너무 가벼우면 잘 흔들립니다.

D100은 감성품질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하나인 셔터의 느낌과 소리 역시 발군입니다. ‘치-킥’ 혹은 ‘찰칵’이 아니라 묵직하게 ‘철커덕’이란 소리와 함께 찍혔다는 확실한 느낌의 신뢰를 전달합니다. 플래그십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가볍지만, 다른 디지털 카메라 제조사의 셔터보다는 훨씬 사용감이 좋습니다. 세로그립에는 전용 충전배터리 대신 AA사이즈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는 매거진이 있습니다. 보조배터리팩(전용배터리가 2개 들어갑니다)의 역할을 하는 만큼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AA 사이즈 배터리의 센스가 돋보입니다.
보급기와 중급기, 플래그십의 차이는 조작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다양한 파리미터를 조정할 수 있는 DSLR이니 빠른 선택을 위해서는 여러 버튼이 밖으로 나와 있는 것이 편합니다. 플래그십들은 거의 모든 설정 값을 외부 버튼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보급기의 경우는 메뉴에 들어가서 선택을 해야하는 경우가 많지요. 물론 보급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초보일 확률이 그만큼 높으니, 설정값을 자주 변경할 가능성이 높지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만... 분명히 아쉬운 부분 중 하나며 제가 보급형 제품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기도 합니다.

최근에 캐논의 1D나 니콘의 D1, D1H 등 과거의 플래그십들이 매우 저렴한 가격(거의 두자리의)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물론 과거 제품들이니 화소는 200-400만 정도입니다. 뭐.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콤팩트는 물론 디카폰이 1000만 화소인데... 어디서 400만 화소를...’이라는 말씀은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만약 이런 생각을 하신다면... 400만 화소의 플래그십 DSLR로 찍은 사진과 500만 화소 폰카로 찍은 사진을 비교하고 오시길). D100은 600만 화소입니다. 프린트나 인쇄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가정하면 사실 300만 화소면 충분합니다. 또한 D100은 한때 베스트 셀링 모델로 굉장히 많이 팔린 제품이지만 중고시장에서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후속인 D200이 나오고 하위 기종으로 더 높은 스펙을 자랑하는 D80이 나온 지금에도 말이죠. 아마도 그것은 D100만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 때문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이런 물건을 제대로 쓰려면 내공연마와 렌즈 지름에 대한정진 수련이 필요합니다. 어느 정도 수행이 끝나면 포토로그를 만들고 사진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의 촬영 결과물은 DSLR로 찍은 것 같지 못한지라...^^;
by bikbloger | 2006/10/30 11:56 |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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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꿈의대화 at 2006/10/30 12:08
그나저나 요새 정말 많이 바쁘신가봐요.
Commented by 비선형 at 2006/10/30 12:44
니콘의 장인정신에 관한 이야기에는 공감합니다. 제가 쓰고 있는 펜탁스도 비슷한 장인정신을 갖고 있음을 알아주세요. ^^
Commented by chungsuk at 2006/10/30 13:38
D100 처음 나왔던 때가 생각나네요.
그 때만 해도 나름대로 DSLR의 보급기종이었는데 말이죠..
지금이야 중급기로 분류가 되지만..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아, 저도 니콘의 만듦새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전원 on/off 버튼은 정말 너무 편해요..ㅠㅠ (그에 비해 캐논은...;;)
Commented by 티뷰™ at 2006/10/30 15:28
저도 아직 D100 쓰고있습니다만. 세로그립 끼우고 배터리 완충해서 마드1Gb를 Fine-Medium으로 전부 다 찍고도 배터리가 남는 ^^;; 대단한 것이죠..
D200이나 D80이 끌리긴 하지만 아직 D100을 버리지 못하는 무언가가 있더군요.
Commented by 마리 at 2006/10/31 03:33
리뷰를 읽고 나니 다시금 지름 욕망이 꿈틀대는군요.
잘 읽었습니다. : )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6/10/31 10:04
* 꿈의대화님// 바쁘다기 보다는... 그냥 공사가 다망한 정도랍니다...
* 비선형님// 그렇지요. 펜탁스도...
* chungsuk님// 보급기종과 중급기 예전에는 어감이 차이나는 두단어였습니다만... DSLR이 많아지면서 분명히 차이가 나는 두가지 분류가 아닌가 싶군요.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6/10/31 10:17
* 티뷰™님// 200% 동감하고 있습니다
* 마리님// 예. 지르시는 겁니다.
Commented by 잿빛하늘 at 2006/10/31 11:56
D100유저로서 반가운 글이군요.
하지만 세로그립의 뽐뿌는 반사입니다. ^^;;
Commented by bikbloger at 2006/11/03 23:43
음... 그냥 훌러덩 넘어오시면 안될까요? ^^;
Commented by TRON at 2006/11/10 14:57
아!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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