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원래의 뜻대로 라면 '이름(名) 있는 제품' 이겠습니다. 그 이름이라는 것이... 그 제품군 중에서 뛰어난 면이 있었기 때문에 얻어진 것이겠지만 간혹 보면 '이거는 명품까지는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드는 물건도 있습니다. 구두나 핸드백의 경우 숙련공 몇 명이서 직접 가죽을 자르고 두드려 만드는 것이 대량 생산 제품에 비해 발도 편하고 모든 면에서 좋은 경우가 있습니다. 기계가 아니라 미싱으로 바느질을 해 옷이 몸에 잘 맞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리고 맨리(Manley)의 진공관 마이크 프리앰프처럼 만개의 진공관을 일일이 검사해 그 중 백개를 선별해 사용한다는 이야기에서는 감동(사람마다 다를지 모르지만)을 받게 되고 수작업 공정이 들어가는(물론 지금은 아닙니다만) 올드 페라리나 두가티의 '레드존 없는 엔진' 쯤에서는 감동이 물결치게 됩니다.
사실 대량 생산되는 디지털 제품에서 이런 감동을 바란다는 것은 욕심이 과한 것 아닌가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바닥에도 분명 명품은 존재합니다. 물론 조금은 다른 형태지만요. 흔히 한국의 제조사들은 고가의 제품, 고성능의 제품 혹은 두 세 가지의 제품들이 하나의 기기에 담긴 제품 등을 명품이라고 칭합니다. 물론 "명품만큼 값이 비싼 것'에는 공감합니다만, 정말 그런 기기들이 명품의 요건을 충족시키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또 한번 명품론(論)이 등장해야 겠습니다만... 간단히, 그리고 제 나름의 정의라면 디지털 제품을 포함해 모든 기기는 물론 제품이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감동'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합니다. 그 감동이라는 것은 "하핫. 내가 이런 비싼 물건을 가지고 있다'가 아니라 뚜렷한 컨셉에서 시작하는 디자인과 함께 편리한 사용성은 물론, 제품의 주인에게 말을 걸어오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친근함과 함께 '한두가지 고장이 생겨도 그냥 사용하고 싶은'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제품이 많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IT 분야의 제품이라면 더 적겠습니다. 제게는 이런 제품이 있었습니다. ![]() 바로 Compaq(HP와 합병되기 전)의 ARMADA M300입니다. 출시 연도가 1999년(예. 정말 오래되었습니다)이니... 벌써 7년이 넘는 오래된 시간이군요. 이 제품을 쓰기 전 사용했던 Compaq의 Presario 800 시리즈 301XL 모델을 1999년 말에 구입해 올해 중반까지 사용했고 M300은 800 시리즈 보다 이전에 출시되었으니 오히려 1년이란 시간을 거꾸로 거슬로 올라간 셈이되네요. ![]() 사실 301XL을 살 때도 이 M300이 자꾸 눈에 밟혔지만, 240만원이라는 초고가 때문에 21*만원(기억이 잘...)의 800시리즈의 301XL 모델을 지르고 말았었지요. 아주 먼길을 돌아 7년만에 제 손에 들어온 M300입니다. 옥션에서 30만원(도킹스테이션 포함, 배터리 미포함)을 주고 일본 쪽에서 수입된 중고 제품을 구매했고, 배터리 구매에 6만원이 들어 총 36만원이 들었군요. 메모리는 기본 128MB(내장/외장 64MB 씩)을 192MB(내장 64MB는 그대로, 추가 128MB)로 업그레이드했는데 기존에 쓰던 128MB를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 P3 500MHz, HDD는 12GB, 비디오 메모리는 4MB의 사양으로 최신 사양의 노트북과 비교해보면 아주아주 떨어지는 사양이지만 출시당시에는 그리 떨어지는 사양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당시 출시되던 노트북들의 디자인 중에서는 단연 으뜸이었고, 최근 제품과 비교해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 단아하고 단단한 디자인을 자랑합니다. 특히 하판과 상판의 재질은 마그네슘으로 보기에도 좋고 충격에도 강합니다. 최근 부드러운 디자인이 유행하고 있지만 M300의 디자인은 각지고 절도있는 모습이라고 해야할까요? ![]() ![]() 액정은 1024*768 해상도에 11.1 인치입니다. 특이한 크기의 액정인지라 나중에 교체에 골머리를 썩을 것 같기도 합니다만... 조심해서 잘 써야겠지요. 또한 일본 제품이라 영문과 히라가나가 병기되어 있습니다. 판매자 측에서 자판 스티커를 동봉했지만 붙이지 않았습니다. 붙여봐야 손때 타고나면 지저분해기 십상이고 나중에 제거할 때 고생하기 싫은지라... 본체에는 오른쪽에 PCMCIA 카드 슬롯 1개와 모뎀포트, 왼쪽에는 전원스위치와 전원 커텍터 연결부가 있습니다. 양쪽 모두에 열 배출구가 있습니다. ![]() ![]() ![]() ![]() 그리고 Alt, Ctrl, 윈도우키 등이 오묘하게 작습니다. 아직은 보지 않고 누르는 것은 안되는 군요. 뭐, 전에 올렸던 리브레또 U100의 극단적으로 작은 키에도 적응했던지라 금방 적응이 될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 적응이 안된다면 한글 윈도우에서 작동되지 않는 키들은 빼버릴까도 생각하는 중입니다. 또한 노트북에 흔히 있는 일인데... XP를 설치하고 나니 Fn과 조합으로 쓸 수 있는 화면 밝기조절이나 음소거(원래 이 모델은 Fn키 조합으로 볼륨을 조절할 수 없습니다) 버튼이 전혀 먹지를 않습니다. 처음 구매당시 한글 윈도우 98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그때는 잘되었음에도 지금은 안 되는군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페이지 업/다운, 홈이나 엔드, 인서트, 딜리트 등은 잘 먹습니다. 처음부터 휴대용 워드머신을 계획했기 때문에 중고건 새제품이건 상관없었습니다. 리브레또 시리즈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성능에 비해 가격이 너무 높아 포기하고 헨드헬드 PC쪽으로 고민을 했습니다. 이쪽도 깨끗한 물건 저렴하게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결국 노트북 - 휴대용 워드머신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큰 - 을 선택하고 말았습니다. 이글루스 가든 - 지름교 이글루스 대성전
|
Calendar
카테고리
VW Golf 2.0TDi 7세대 롱텀시승Early Editorial - 생각 I'm POMPU on U - 질러라 Review, 뽐뿌의 다른 이름 Neo Early - 잡다구리 맥초보의 삽질 노트 Mr. Motor Rising-자동차 PORSCHE 911-남자의 로망 Hungry Eyes - 영상 Soul of AUDIBLE - 음악 Talk Mixer - 모바일,핸폰 최고의 PDA, iPod touch 회사 직원들의 지름 미분류 메모장
이글루 파인더
이전블로그
2016년 04월2015년 05월 2015년 04월 more... 최근 등록된 덧글
안녕하세요. 제품 관련해서 문의..by 강유 at 03/05 https://www.clien.net/servic.. by 닥터셰프 at 01/20 지금 2020 시점에 ARM 프로세서 이.. by newtv at 06/26 안녕하세요. 너무너무 공감가는 .. by 케이신 at 12/10 모든 것이 좋다. ㅎㅎ by 먹튀검증 at 12/05 신경 쓰지 마세요.ㅋㅋㅋㅋㅋ by 토토 at 12/05 간만에 웃었습니다 ㅎ by 메이저 at 07/06 우연히 검색하다 들어왔습니다. .. by 추억 at 06/21 마지막에 뿜었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 by 꽁돈 at 05/12 꿀팁이네요 ㅎㅎ by 맥스맥스 at 05/10 최근 등록된 트랙백
스포츠카메라 고프로(gopro)by 고프로오빠야 아이폰5용 도킹오디오의 끝판왕,.. by bruce, 와이프 몰래 오븐을 지르.. 뱅앤올룹슨 디자이너의 유작, be.. by bruce, 와이프 몰래 오븐을 지르.. [리뷰] 올라소닉 USB 스피커 T.. by 까만거북이의 달리는 이야기 블루투스 무선 헤드폰의 종결자 -.. by 우리끼리 블로그 맥북에어 배터리 이야기.. by 미친병아리가 삐약삐약 장거리 출장에서 겪은 젠하이저 MM55.. by 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리더십오거나이저 버튼형 위클리.. by 나그넹(OIOFJI) 개인 뻘로그 스포츠카메라 고프로(gopro) by 고프로오빠야 Green World, 나부터 먼저 자.. by 정보사회학의 메카 라이프로그
| ||||